▲계룡산 갑사 매표소에서 카드를 내고 입장료를 지불했다.
박진희
몇십 보 걸음을 더 옮겨 매표소에 당도했다. 몇 해 전 들렀을 때와 달라진 건 말끔해진 일주문만이 아니었다. 현금 외에 카드 결제도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적혀 있었다.
카드를 건네니 창구 안에서 입장권을 내주신다. 무심코 카드를 창구로 들이밀 때처럼 한 손으로 입장권을 받아들려다 잠시 주춤했다. 입장권과 카드, 그리고 카드 영수증을 가지런히 모아 건네는 공손한 두 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평소 흔히 접하던 광경은 아니었다. 그러니 찰나의 단순한 동작이 필터링 됐을 게다. 개인적으로 연륜이라는 게 쌓이고, 사회적으로 한 손으로 물품을 주고받는 행위가 암묵적으로 통용되다 보니, 한동안 잊고 있었다. 두 손으로 물건을 건네는 경건한 행위와 그 속에 담긴 전하는 이의 상대방에 대한 공경과 배려심을.
일주문을 지나 사천왕문으로 가는 길, 갑사 경내에 채 다다르기도 전에 괜스레 행동거지가 조심스러워지고, 카메라에 관심을 보이는 생면부지 낯선 이의 질문에도 성심을 다하게 됐다.
3. 관음전 앞에서 재회한 노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