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가 7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상상청에서 <오마이뉴스>와 서울혁신센터 공동기획으로 열린 ‘2021 사회혁신포럼’에 참석해 ‘코로나시대, 피폐해가는 몸과 마음의 건강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유성호
"최근 미국질병관리통제센터(CDC)가 코로나19가 끝나면 청소년들이 회복되어야 할 것들 중에 하나로 '추억'을 꼽았다. 부모 세대가 학창 시절에 겪었던 축제나 수학여행, 발표회는 인간의 발달 상 중요한 사건들인데 코로나19 시대의 청소년들은 이런 경험 없이 학교를 마치는 것이다.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중요한 지적이라고 본다."
서울혁신센터와 <오마이뉴스>가 마련한 연속 포럼 '2021 사회혁신포럼: 포스트 코로나시대, 시민이 만드는 일상회복'의 첫 번째 토론회 강연자로 나선 정신과 전문의 김현수 교수의 말이다.
김 교수는 7일 강연에서 "한국이 코로나 방역 과정에서 3T(신속한 검사, 추적, 치료)를 인정받았지만, 팬데믹이 보편적으로 일으키는 후유증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교수는 "다른 나라에서 안 쓰는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다"며 "코로나19 국면에서 전체 자살률은 늘지 않았지만 1020 세대의 자살률이 늘었다. 백신 접종 전까지 자녀들을 보지 못해서 환청을 들었다는 노년층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소득수준에 따른 '의료 격차'의 심각성에 대한 얘기들이 많았는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이런 질병이 취약계층의 정신건강을 더 쉽게 허물어뜨리는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는 얘기다.
토론자들도 이 같은 의견에 공감을 표시했다.
건강주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셜벤처 '헬스브릿지'의 최선희 이사는 "코로나19 이후 우울증과 불안을 호소하는 등 노인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최 이사는 "식사 지원 서비스를 받던 노인이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사후 6일 만에 발견된 적도 있다. 우리나라의 대면 위주 복지서비스는 비대면으로 가면서 새로운 도전을 맞게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