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에 투기된 폐꽃게지난 2014년 8월 농수로에 버려진 꽃게사체. 당시에도 가을꽃게가 대풍을 맞았다. 당시에도 일명 '물렁게'로 상품가치가 없는 꽃게들이 불법 무단투기됐다.
김동이
꽃게가 풍년이던 지난 2013년과 2014년에도 상품가치를 잃은 꽃게를 신진도 인근의 저수지와 산속에 무단투기했던 현상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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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 풍년으로 분주해진 꽃게패킹장, 그러나
10월의 첫 연휴가 시작된 지난 2일 찾은 신진항에는 오랜만의 꽃게풍어로 싱싱한 꽃게와 제철을 맞은 대하 등 수산물을 구입하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수산물시장 인근 주차장과 항구 대로변에는 또한 모처럼 잡상인들도 장사진을 이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참으로 오랜만의 모습이었다.
주차장에서 100여 미터를 이동해 수산물시장으로 향했다. 수산물시장 좌판대에는 싱싱한 꽃게와 대하, 갈치, 각종 조개류, 낙지 등 신선한 수산물과 해풍에 말린 오징어, 박대와 서대도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신진항을 비롯한 태안군의 수산물시장이 위치한 안면읍 백사장항과 안면도수산물시장, 소원면 모항항 등에는 그날그날 꽃게어선들이 잡아온 꽃게를 위판장에서 경매를 통해 형성된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신진항에서 꽃게패킹장을 운영하고 있는 상인에 따르면 올해 연일 꽃게 풍어가 이어지면서 꽃게 가격은 소비자들이 저렴하게 구입해 식탁에 올릴 정도로 가격대가 낮게 형성되고 있다.
2일 신진항 위판장에서는 꽃게 1kg에 1만8천만원선에 위판가가 형성됐다. 이에 수산물시장에서는 수수료 등이 포함된 2만원에 신선한 꽃게가 거래됐다. 살이 꽉 찬 숫꽃게여서 1kg는 4~5마리 기준이다.
신진도 수산시장의 한 상인은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요즘 꽃게가 풍어인데, 어제(2일)는 경매가가 1만8천원이었는데, 오늘(3일)은 1만5천원으로 비싸지 않게 거래되고 있다"면서 "숫꽃게여서 살도 꽉 차 있고, 요즘이 꽃게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적기"라고 말했다.
대전에서 꽃게를 구입하기 위해 신진도수산시장을 찾았다는 박시영(48) 씨는 "지난 주 태안 신진도를 다녀간 지인들이 꽃게를 저렴하게 구입했다는 말을 듣고 와 봤는데 살도 꽉 찼고 무게도 묵직한데도 저렴하게 구입했다"면서 "지인들한테도 선물용으로 더 사가야 겠다"고 말했다.
왜 또 꽃게투기 현상 벌어지나
한편, 꽃게 풍어가 이어지자 8~9년 전에 성행하던 꽃게 무단투기가 고개를 들 징조를 보이고 있다.
신진도 수산물시장과 맞닿아 바로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꽃게패킹장에 상품가치를 잃은 꽃게들이 상자에 담겨 부패된 채 방치되고 있는 것. 아직까지는 꽃게패킹장 앞에 방치되고 있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꽃게 풍어가 이어진다면 꽃게 무단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꽃게방치나 투기 현상은 상품가치를 잃은 꽃게까지 꽃게통발에 걸려들기 때문이인데, 조업을 하는 과정에서 상품가치 없는 꽃게를 거를 수 없어 항포구까지 가져와 상품성 있는 꽃게만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걸러지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꽃게 흉년으로 버려지는 꽃게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무단투기가 벌어지지 않았고, 상품성 없는 꽃게 선별되더라도 신진도 인근의 상품가치가 없는 폐기된 꽃게를 주원료 액비를 만드는 공장으로 옮겨져 처리를 했다. 하지만, 액비 공장조차도 운반도 쉽지 않고 더군다나 꽃게를 공장으로 싣고 오더라도 대량으로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아 처리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