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출마를 선언한 이정미 정의당 전 대표가 29일 서울 영등포구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남소연
대장동, 화천대유, 50억 원, 고발 사주 의혹, 검찰... 연일 뉴스를 도배하는 말들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거대 정당의 정치인들이 최근 가장 많이 내뱉는 단어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9월 29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의 캠프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이정미 정의당 대선경선 후보의 입에서 빈번하게 나온 단어는 달랐다. "돌봄"이었다.
그는 2022년 대선의 시대정신 역시 돌봄이라며 "고립생(孤立生) 살다가 고립사(孤立死) 하는 것을 방치해두고 경제성장을, 대한민국이 선진국 됐다고 얘기하면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진보정치가 '복지국가' 담론을 넘어 '돌봄국가' 시대의 맨 앞을 열어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돌봄대통령'을 꿈꾸는 이정미 후보는 '대통령제를 없애는 대통령'도 꿈꾼다. 또 "우리 사회 문제들이 너무 복잡하고 심각한데 시간이 얼마 없다"며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내각제를 만드는 일은 굉장히 중요한 시대적 과제"라고 진단했다. 그것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나부터 내려놔야" 한다며 "(개헌을 성공시켜) 2024년 총선으로 권력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이런 '신메뉴'를 정의당의 거물, 심상정 후보가 아닌 자신이 국민들에게 전달해야만 한다고 했다. 그는 "노회찬 대표님 돌아가시고 '심상정만 남은 당'이 됐다"며 "정의당은 오랫동안 실력을 쌓아왔고, 의지와 능력을 갖춘 정치인들을 더 갖고 있다. 그걸 분명히 보여드려야 당의 미래를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미 후보는 1966년 부산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노동운동가로 활동하다 2000년 민주노동당이 창당한 직후 입당했다. 그는 2016년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 2017~2019년 정의당 당대표를 역임했다. 2020년 총선에는 인천 연수구을에 출마했으나 3위로 낙선했다.
"대장동 의혹, 2022년 대선의 새로운 구도 만들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진행한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이 정국을 뒤덮고 있다.
"이게 진영싸움처럼 비춰지지만, 평범한 시민들은 '부동산 기득권 카르텔이 이 정도구나' 한다. 개발업자, 법조인, 언론인, 정치인 할 것 없이 조금이라도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은 부동산 판 안에 결부돼 불로소득을 뽑아내고 있다.
국민의힘도 처음엔 '이재명 게이트'라고 치다가 본인들이 자유롭지 않다는 게 드러났고, 이재명 후보도 '봐라 국민의힘 게이트다' 이랬더니 (자신과 가까운) 유동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이화영 킨텍스 사장 등 다 튀어나왔다. 부동산 문제에서만큼은 '양당이 한통속'이라는 민낯이 드러나면서 부동산 기득권 카르텔 대 정말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는 국민들 간에 대결 전선이 그어졌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이번 대선은 새로운 구도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 오히려 이슈판 자체가 거대 양당 중심으로 돌아가다보니 정의당은 더욱 주목받기 힘들어진 면도 있지 않나. 출마선언 때도 이런 현실을 지적했다. 동시에 그 원인을 '정의당이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던데.
"우리가 조국 문제와 선거제 개혁 관련해서 명확한 입장을 못 내면서 21대 총선 때 상처를 많이 입었다. 그런데 제가 선거에서 떨어진 뒤 당 밖에서 '왜 이렇게 됐나'를 곱씹고 있을 때도, (정의당이) 득점할 수 있던 일들이 있었다. 공수처법 개정,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 임명... 하지만 그때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너무 아쉬웠다. 정의당이 국민들 눈높이에서 '맞는 건 맞고, 아닌 건 아니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정의당이 저렇게 말하니까 뭔가 사회 정의가 바르게 설 것 같다'란 믿음을 국민들에게 줘야 했는데, 그 부분이 미흡하지 않았나 싶다."
- 왜 미흡했을까.
"글쎄, 당이 이것저것 다 챙기려다 보니까 아무것도 못 챙기게 됐다고 봐야 한다."
"진보정치는 시대의 맨 앞 열어야... 대한민국을 돌봄국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