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일대 대장지구 개발 사업으로 공사중인 현장들이 보이고 있다.
이희훈
"난 대출금 35년 갚아야 하는데...'대한민국은 정직하게 살면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남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A씨 말이다.
"공영개발 한다고 강제로 내 땅 가져가서 (화천대유) 밀어줬으니, 도로 찾아 와야지."
대장도 개발사업으로 인해 토지를 강제 수용당한 원주민 B씨 말이다.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을 바라보는 수분양자와 이 사업 때문에 토지를 강제 수용당한 원주민 마음은 착잡했다. 수분양자 음성에서는 허탈함이, 원주민 음성에서는 분노가 느껴졌다.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은 91만여㎡ 부지에 사업비 1조3000억 원을 투입, 아파트 5900여 가구를 짓는 택지개발사업이다. 대장동 개발에 따른 이익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1조 원 규모다.
이 중 4000억 원 이상을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가 가져간 게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이 회사에서 6년 정도 근무한 곽상도 국회의원 아들에게 50억 원의 퇴직금이 지급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이 더 커졌다. 이로 인해 특히 청년세대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 의원은 '50억 퇴직금 논란'이 불거지자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A씨는 84㎡(34평형) 아파트를 평당 2100만 원인 7억 6천만 원에 분양받은 직장인이다. 자신을 35년간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분양자라 소개했다.
A씨는 30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내가 낸 분양가를 그렇게 나눠 가졌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워낙 큰돈이라 현실감도 없다. 50억 퇴직금 뉴스 보면서는, '금수저라서 그런 것인가, 난 35년 동안 아파트 대출금 갚아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심정을 전했다.
B씨는 대장동에 115500㎡(3500평) 정도의 논과 밭을 소유하고 있던 농민이다. 지금도 인근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당시 시세에 못 미치는 평당 280여만 원에 논과 밭을 강제 수용 당했다.
그는 "공영 개발이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땅을 내줬는데 (공영개발) 하지도 않았고, (화천대유)만 밀어줬으니 이건 사기"라며 "소송을 걸어서라도 다시 찾아오겠다"라고 격한 음성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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