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후 삼성전자서비스 가전수리노동자 고 윤아무개씨가 작업했던 현장 모습
금속노조
윤씨가 삼성전자에 소속돼 수리기사로 일한 기간은 8년이다. 이전에도 다른 곳에 소속돼 수리기사 일을 해왔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윤씨는 평소처럼 충분히 익숙한 상황임에도 지난 28일 일터에서 사망했다.
금속노조가 30일 밝힌 내용에 따르면 윤씨가 방문한 작업현장은 세탁기가 협소한 베란다에 위치해 세탁기를 움직이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아파트가 노후해 전기 차단기를 내릴 수도 없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작업을 진행하기 전 제품 전선을 콘센트에서 빼야 하는데, 해당 세탁기 콘센트는 윤씨의 손이 온전히 닿지 않는 안쪽에 있었다.
윤씨는 작업공간 마련을 위해 좁은 공간에서 세탁기를 밀면서 이동시켜야 했고, 과정에서 세탁기 후면에 붙은 급수 밸브가 파손됐다. 이로 인해 물이 튀는 상황이 발생했던 것. 금속노조는 이것이 원인이 돼 윤씨가 전기에 의한 감전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윤씨가 일한 현장 사진을 보면 협소한 공간에 대용량 드럼세탁기가 ㄱ자 형태의 수납장과 세면대 사이에 자리해 있다. 수리를 위해 공간이 필요했던 윤씨가 왜 세탁기를 옮기고 작업을 진행하려 했는지 추측되는 지점이다.
동료 김씨는 "현장에 동료 한 명만 더 있어서 세탁기를 끌어주고 당겨줬다면 이런 일이 발생했겠냐"며 "윤씨는 혼자서 안되는 걸, 낑낑대고 하다가 사고를 당한 거다. 업무량은 폭주하고 회사는 처리율이 낮으면 사유서를 써서 보고하라고 한다. 한시간에 무조건 한 집을 끝내야 하니 (기사들이) 서두르지 않을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회사 실적 압박 심각... 위험한 상황 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