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 저자 사진
박정우
-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 잦은 직업군에게 유용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타인에게 나의 첫인상을 좋게 보이기 위한 방법을 소개해 준다면?
"보통 첫인상이 정해질 때 '매력을 보고, 신뢰를 들으며, 주도성을 만진다'고 한다. 얼굴로 매력을 캐치하고, 목소리 톤으로 신뢰도를 올리고, 악수가 강할수록 외향적이고 주도적으로 느낀다는 말이다. 성형이나 시술, 화장을 제외하면 TPO(옷은 시간, 장소, 경우에 따라 착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나온 말)에 맞는 옷차림, 낮은 목소리 톤도 인상을 좋게 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
또 하나의 방법은 상대방을 좋아하는 것이다. 이걸 호감의 상호성이라고 하는데,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기를 좋아하고 우호적인 사람에게 호의를 느낀다. 예컨대 리액션을 적극적으로 할 수도 있고, 상대방을 향해 몸을 숙이는 자세를 취할 수도 있다. 또 상대에게 관심이 있고, 좋아한다는 걸 표현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인 미소도 있다.
다만 이런 행동들이 자연스러움이라는 기반아래 행해져야지 너무 과도하거나, 티 나는 행동은 좋지 않다. 인간은 자신과 유사한 점이 많은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래서 상대방의 행동을 따라하면 무의식적으로 호감도가 올라가지만,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내 행동을 따라한다는 걸 캐치하는 순간 호감도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한편으로 내 이미지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많이 웃으면 전반적으로 호감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능력이 없어 보일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그러니 어떤 자리인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내가 프렌들리하고 친절한 이미지를 보여줄 것인지, 똑똑하고 능력 있는 이미지를 보여줄 것인지 판단하고, 그에 따라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 <왜 얼굴에 혹할까>에서 아이돌의 퍼포먼스 속에도 여러 심리학 원리가 적용되어있다는 내용이 특히 흥미로웠다. 몇 개만 소개해 주신다면?
"우선 심리학에서는 치어리더 효과라는 것이 있는데, 혼자 서있을 때보다 여러 명이 서 있을 때 매력이 올라가는 효과를 말한다. 그리고 가장 비주얼이 좋은 멤버가 가운데 섰을 때 집단 전체의 매력이 올라간다. 보통 기획사에서는 이런 이론을 바탕으로 솔로냐, 그룹이냐를 결정하는 경우가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우리 뇌가 한꺼번에 처리하는 용량이 4개 정도다. 이를 '작업 기억 용량의 한계'라고 한다. 그래서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4명 이하면 의상도 맞춰 입지 않고, 춤도 각각 개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7~8명 이상이 제각각으로 춤을 추고, 의상도 맞추지 않으면 사람들은 정신없다고 느낀다.
4명이 넘어가면 우리 뇌의 시각적 조직화 처리 용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냥 하나의 집단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멤버수가 많은 아이돌의 경우 칼군무를 보여주는 편이다. 전자의 대표적인 예로 마마무나 2NE1, 후자의 대표적인 예로 소녀시대나 엑소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 앞으로의 계획은?
"딱히 거창한 계획은 없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을 잘하면서, 일상을 잘 살아가고 싶다. 그래서 그런지 쓸데없는 강의도 많이 개설하는 편이다.(웃음) 일명 '듣보의 심리학'이라는 교양 과목인데, 듣는 것과 보는 것의 심리학의 줄임말이다. 마술, 미술, 음악 등의 영역에서 심리학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공부하는 과목이다. 이런 식으로 좀 더 재미있게 연구하고, 학생들을 잘 가르치면서 살고 싶다.
책을 쓴 것도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안에서 학자로서의 사명과 책임도 다 할 생각이다. 그 일환으로 '한국심리학회 KPA'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데 구독과 좋아요를 눌러 주시면 좋겠다.(웃음) 비영리 기관이라서 수익은 전혀 없다. 요즘 가짜 심리학이 너무 횡횡하고, 그에 따른 피해도 많아서 사람들에게 올바른 심리학 정보를 제공하고 싶다."
왜 얼굴에 혹할까 - 심리학과 뇌 과학이 포착한 얼굴의 강력한 힘
최훈 (지은이),
블랙피쉬,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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