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소 줄지하주차장까지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들의 줄서기
서경숙
기다리는 사람의 줄 끝을 찾아 지하 주차장까지 들어갔다. 맨 뒤에 줄을 섰던 아이들과 나는 처음 섰던 그 반대편까지 오기까지 한 시간을 조금씩 조금씩 돌아서 왔다. 아이들은 친척들 2차 백신접종까지 다 하고 왔었는데,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고 줄 서고 기다리는 지루함과 두려움이 몰려오면서 차에 가서 기다린다는 아이를 다독여서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지루한 기다림 속에서 지하 주차장을 한 바퀴 삥 돌아 지상이 보이기 시작하니 곧 끝날 것 같은 기쁨이 있었다. 그러고도 한 시간을 더 기다려서 검사받는 곳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선별소 앞까지 오니 거리를 두고 서게 하고 투명 일회용 장갑을 주고 또 기다려서 신상을 적는 곳까지 오고 기다리고, 나와 아이들은 두려움을 안 가질 수 없는 시간이었지만, 금세 끝날 거라는 다독임을 하면서 검사실 작은 방문을 열었다.
긴 면봉 두 개와 코와 입을 쑥 쑤셔서 검사한 후 담을 약병을 들고 들어간 작은 검사실 방안의 문을 연 순간 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검사만 받으러 왔지만, 유리막 건너편에 선생님은 동그란 구멍을 두 개 뚫어서 양팔을 쭉 빼고 검사받으러 오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저 유리벽 뒤쪽에 있는 분도 추석 연휴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을텐데, 유리 구멍으로 뻗은 양팔은 얼마나 아플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에 딱딱하고 의무적으로 말하는 검사원의 팔을 주물러 주고 싶었다.
선별소 모든 검사원을 포함한 인력들의 감사함을 다시 느낄 수 있었지만, 유리벽 안에 팔을 뻗고 코와 입을 쑥 찔러 체액을 채취하는 선별검사원의 짠하고 고마움에 면봉이 입안으로 들어갈 때 콧구멍을 쑥 들어올 때 잠깐의 아픔과 눈물을 꼭 참고 한 번에 끝내려고 하는 마음가짐을 갖고 검사에 임하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