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주택
김부규
- 퇴직 소감 한 말씀해 주신다면?
"퇴직 전후로 강원도 횡성군에서 농사지을 준비를 하느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소감이라고 할 만한 게 없어요. 퇴직하기 전부터 아내와 함께 살 집을 건축한다든가 농지를 매입한다든가 하는 준비를 꾸준히 했어요. 대규모 농사를 본격적으로 한 것은 처음이니까 그전부터 알고 지내던 이웃 어르신들에게 물어보면서 배우고 또 농업기술교육기관에 가서 농사 교육을 받았어요."
-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퇴직 전 서울에 거주하면서 경기도 고양시 일산 쪽에 주말농장 100평 정도를 10년 가까이 했었어요. 2019년 1월부터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에서 3000평 정도 되는 밭에 고추, 감자 등 여러 가지 농작물을 아내와 둘이 경작하고 있어요. 현지 농민 3명으로부터 논이었던 땅을 차례로 사들여서 도로 옆 땅에 새 집을 짓고 안쪽으로는 밭으로 바꿔서 농작물을 경작하고 있어요.
우리 집 바로 옆에 붙어있는 밭에 비닐하우스가 5동이 있고 나머지는 노지(露地)에서 경작하고 있어요. 그 밭에 지금은 고추, 브로콜리, 옥수수, 감자, 들깨, 고구마를 심어 놨고, 계절에 따라서 절인 배추도 하고 있지만 주된 경작물은 '고추'예요. 고추도 종류별로 홍고추(고춧가루용), 아삭이고추, 청양고추 등 세 가지를 경작하고 있어요. 고추가 손이 제일 많이 가지만 대단지로 규모 있게 하지 않아도 단위 면적당 수익률이 가장 높아요."
-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 일을 하게 되셨나요?
"제 아내 언니가 약 15년 전부터 횡성에 미리 와서 정착해 있었기 때문에 수시로 놀러 가면서 자연히 그 지역에 눈길이 가게 되었지요. 땅 사고 농지 개발하고 다리 놓고 집 짓고 하는 것들이 모두 처음이어서 굉장히 어려움이 많았지만, 퇴직 전부터 주말을 이용해서 왔다 갔다 하면서 준비를 해왔었어요.
논이었던 땅에 농가 주택을 신축하고 밭으로 만들어야 농사를 지을 수 있으니까 개발(농지전용+농지개량)을 해야 했어요. 성토를 위해 덤프트럭으로 150번 정도 흙을 실어 날랐어요. 도로에서 집으로 들어올 때 있던 다리(진입로)도 제가 개인적으로 설치한 거예요."
- 평소 어떤 식으로 일이 진행되나요?
"기상 시간은 계절에 따라서 달라요. 5월 정도 농사철에 접어들면 4~5시에 일어나서 선선할 때 일하고 10시쯤 아침 식사를 하고 또 낮에 한참 뜨거울 때는 쉬었다가 저녁 무렵에 일을 하는데 어떤 때는 15~16시간씩 일하는 때도 있어요. 고추를 한창 딸 때는 빵과 우유로 간단히 요기하는 때도 많아요. 중노동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