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의 가맹택시
카카오T 홈페이지 캡처
각계의 압박이 심화하면서 카카오는 지난 14일 '상생안'을 내놨다. 상생안에는 골목 상권 사업 철수 이외에도 플랫폼 종사자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5년동안 상생 기금 3000억원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카카오는 김 의장의 가족들로 구성돼 족벌경영 논란이 일었던 '케이큐브홀딩스'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이에 더해 스마트호출 서비스는 아예 없애기로 했다. 택시기사 대상의 프로멤버십 가격도 월 9만9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17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의장의 두 자녀와 부인인 형미선씨 등 가족이 곧 케이큐브홀딩스에서 퇴사할 예정"이라며 "3000억원은 카카오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들이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매년 모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상생안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관련 업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카카오의 상생안을 '얄팍한 술수'나 '면피성 대책'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16일 논평을 통해 "대리운전 시장과 헤어샵을 비롯해 문어발을 넘어 지네발로 골목상권을 침탈하고 있는 카카오가 당장의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다급하게 상상안을 발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카카오는 큰 틀에서 골목상권 논란 사업들을 철수하겠다는 원칙을 밝혔지만 사업 철수가 구체화된 서비스는 카카오 모빌리티의 꽃, 간식, 샐러드 배달 중개서비스 중 한 둘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카카오가 진정성 있는 상생을 내세우고 싶다면 당장 대리운전과 헤어샵 예약 등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시장에서 즉각 철수하고 여타 골목상권 업종에 대한 무분별한 진출 중지를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개인택시조합 또한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카카오가 기습적으로 발표한 일명 '골목상권과의 상생방안'에는 그동안 택시업계가 줄기차게 요구해 온 공정 배차 담보와 수수료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호출은 협의를 통해 적정 수준의 호출료를 받으면 자연히 해결되는 문제"라며 "이를 폐지한 것은 승객들의 선택권을 일반호출과 T블루 호출로 한정시켜 기존의 유료서비스 이용 승객들을 통째로 T블루 호출로 유입시키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갑질 기업 카카오?... 소비자들도 술렁
특히 카카오가 발표한 상생안에 대해 내부 직원들조차 반신반의하고 있다. 카카오에 근무하고 있는 A씨는 "부정적인 사회적 분위기로 당분간은 카카오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브라이언(김 의장의 사내 명칭)은 올 초 약속한 기부도 아직 하고 있지 않다"라며 이번 상생안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장은 지난 1월 두 자녀를 포함한 친인척 14명에게 카카오 주식 33만주를 증여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러자 한 달 뒤인 지난 2월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의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고 있는 소비자 황아무개씨는 "카카오톡과 카카오뱅크 모두 처음 등장했을 때 혁신 그 자체였다"면서도 "하지만 카카오T의 수수료 인상 문제로 이미지가 나빠진 데다 김범수 의장의 가족 경영으로 요즘은 카카오가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범수 의장이 기업을 자녀들에게 물려주지 않을지 앞으로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라남도 나주시에 거주하고 있는 이아무개씨 역시 "카카오는 지금껏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생각해왔다"면서도 "그런데 최근엔 카카오의 독점이 우려되고 있다. 수수료 인상을 부담하게 되는 건 결국 소비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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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후 최대 위기 카카오... '상생안' 부정여론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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