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픽사베이
돌이켜보면 나도 시험으로 차등을 두어 대우를 달리 하는 걸 차별이라 생각하지 않았고 어떤 경우에는 공정하다고 여겼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평가하기 위해 시험을 쳤고 그 시험 점수에 따라 시끄러운 교실이 아닌 관리가 잘된 자습실에서 공부할 수 있었다. 그때만 해도 나는 그런 차별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비록 나는 시끄러운 교실에서 자습할 수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무엇이 차별이고 왜 차별을 하면 안 되는지 고민해보자. 청년유니온에는 조합원들과 함께 만든 '평등·존중·환대의 공동체를 위한 청년유니온 약속문'이 있다. 약속문은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청년유니온의 주체이며, 나이, 성별, 성적 지향과 정체성, 장애, 신체조건, 출신지역, 학력, 사회적 지위 등에 관계없이 평등합니다'로 시작한다.
그렇다. 우리는 어떤 조건에서도 평등한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너무나도 치열한 경쟁과 시험이라는 단편적인 기준으로 줄을 세우고 그에 따라 처우가 달라진 사회를 겪어오며 능력주의에 입각한 차별을 자각하지 못했다. 이 사회가 우리를 그렇게 만들고 있었다.
차별에 너무 익숙해져서 차별이 차별인 줄 모를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어떤 차별은 공정한 거라고 정당화되기도 한다. 그게 성별이든 고용형태이든 아파트 브랜드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이 사회에 어떤 형태의 차별이 있는지, 당신이 하는 말 중에 어떤 말이 차별인지 얘기해 줄 원칙이 필요하다. 그 원칙을 시작으로 차별을 해소해나갈 수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그러한 시작이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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