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류봉 높이 약 400m 되는 산봉우리 6개가 동서로 길게 뻗어 있다.
정명조
충북 영동은 아름다운 산과 맑은 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백두대간 삼도봉 서쪽에 있는 민주지산에서 시작한 산줄기로 둘러싸여 있다. 여러 곳에서 생긴 물이 골짜기를 따라 굽이쳐 흘러 금강 물줄기를 이룬다. 그곳에 월류봉(月留峰)이 있다. 달이 머물다 가는 곳이다.
우암 송시열 선생은 월류봉이 보이고 초강천이 흐르는 곳에 작은 집을 짓고 잠시 머물며 후학을 가르쳤다. 사람들이 그곳에 한천서원을 짓고, 우암 선생의 제사를 지냈다. 조선 시대 끝 무렵 서원 철폐령에 따라 없어졌다가, 1910년 한천정사(寒泉精舍)로 다시 세워졌다. 이를 본떠서 월류봉의 여러 모습 가운데 여덟 곳을 골라 한천팔경이라 이름 지었다.
어느 해보다도 지루하게 느껴졌던 여름이 지났다. 들녘에는 여문 과일과 곡식이 가을임을 알리고 있었다. 얼마 전 추석이 다가올 무렵, 영동을 찾았다. 월류봉을 오르고, 월류봉 둘레길을 걸었다.
월류봉
월류봉 광장에 섰다. 높이 약 400m 되는 산봉우리 6개가 동서로 길게 뻗어 있다. 월류봉 아래로 초강천이 흐른다. 삼도봉과 석기봉과 민주지산에서 생긴 물이 물한계곡을 지나 흐르는 물줄기다. 월류봉을 휘감고 영동을 돌고 돌아 금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월류봉에서 초강천으로 뻗은 낭떠러지 위에 2006년에 세운 월류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