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14일 거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속노조
"세계 1위 조선소가 되면 무엇 하냐? 누구와 같이 만든 세계 1위냐? 세계 1위는 원청이 혼자 만들었느냐? 대한민국 조선소에서 배는 하청노동자가 있어야 만들어진다는 걸 알아야 한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진우기업 소속인 나윤옥 노동자가 14일 거제시청 앞에서 열린 '국민연금 체납 항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 말이다.
진우기업은 오는 10월 1일 폐업을 앞두고 있다. 이에 노동자들은 고용보장과 국민연금 체납피해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2016년 7월 조선업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선정되자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험 납부 등을 최장 1년간 유예해주었다. 그러나 진우기업은 노동자의 월급에서 공제했음에도 17개월간 국민연금 4억 5000만 원(1인당 400만 원~500만 원)을 체납했다.
"하청노동자 외면하는데 세계 1위면 무엇하냐"
이날 나윤옥 노동자는 호소문을 통해 "진우기업 대표는 매월 노동자 월급에서 공제한 돈을 횡령했고 건강보험공단은 4대보험료 징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그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노동자가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 체납은 진우기업 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우조선해양 안에 있는 대다수 하청노동자의 문제다"라며 "노후대책이라고는 국민연금이 전부다. 노동자의 노후자금 국민연금을 제대로 징수 안 한 정부가 하청노동자 피해를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22년이면 조선소 노동자가 많이 필요해 '인력 보릿고개'가 온다는데, 대우조선해양은 진우기업 폐업하면서 고용승계 안 된다고 했다"며 "인력 보릿고개 속에서 왜 우리는 쫓겨나야 하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사측은 8월 31일 오후 2시 13분에 해고예고통지서라고 하면서 문자 한통 덜렁 보내왔다. 이런 행태는 하청노동자를 사람이 아닌 일회용 소모품으로 보는 것"이라며 "전문인력 양성도 좋지만 그보다 먼저 있는 인력을 함부로 내쫓지 말아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열악한 작업 환경을 거론한 나윤옥 노동자는 "조선소의 여름은 경험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두꺼운 철 구조물이 열을 받아 탱크 속 온도는 60도가 넘는다"면서 "두 시간 근무 후 10분 정도 쉬려고 탱크에서 나오면 땀에 젖은 작업복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안전화는 물이 흥건하다. 작업복을 보면 거지가 따로 없다"며 조선소 내 현실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하청노동자를 일회용 소모품으로 여기는데 세계 1위면 무엇하느냐. 제발 하청노동자를 귀하게, 소중하게 여기달라"고 호소했다.
"대우조선해양, 노동자 고용-국민연금 체납 피해 해결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