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대지의 생명을 가득 담고 있는 제철 식재료를 먹는다는 것은 자연의 기쁨을 온 몸으로 느끼는 것. 계절도 생명도 드러나지 않는 무감한 매일의 밥에서 벗어나 가끔은 혼자서도 계절의 맛을 느껴보자. 철마다 나는 제철 채소를 맛있게 즐기는 법을 익혀 자연스레 채소 소비는 늘리고 육류 소비는 줄여 지구에는 도움을, 나에게는 기쁨을 주는 식탁으로 나아간다.[기자말] 가을에 무엇이 제일 맛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무조건 버섯, 버섯이다. 전어나 대하 등 가을 해산물도 물론 맛있지만 가을이 되어 땅의 향을 듬뿍 머금은 버섯향은 사람을 취하게 한다. 이맘때 산에서 채취하는 온갖 자연버섯부터 양식 재배버섯까지, 맛있는 버섯은 소금기름장만 살짝 찍어 생으로 먹어도 구워 먹어도 별미다. 일 능이, 이 표고, 삼 송이라는 표현이 있다. 버섯 중 능이가 최고고 그다음이 표고, 그다음이 송이라는 것이다. 능이버섯과 송이버섯은 특히나 귀한 대접을 받으며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는다지만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표고버섯이 송이를 제치고 '이 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이 눈에 띈다. 언젠가 가을에 한 모임에서 귀한 자연산 송이를 박스째 구입해 생으로 먹고, 구워도 먹고, 마무리로 맑은 탕에 송이밥까지 풀코스로 즐긴 적이 있다. 그윽한 송이의 향에 취한 가을밤이었지만 한 편으로는 '표고가 송이보다 비쌌다면 표고가 훨씬 대접받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만큼 표고버섯의 맛과 향은 훌륭하다. 사실 버섯의 맛을 순위로 줄 세우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각각의 버섯이 각자의 방식으로 뛰어나기 때문이다. 버섯은 엄밀히 따지면 식물이 아닌 곰팡이와 같은 균류다. 땅 속에 얽히고설킨 균사체가 탄소가 풍부한 부식토나 나무, 숲 등을 영양 공급원으로 해 버섯이라는 모양을 띠고 자라난다. 땅 밑에서는 버섯 균류가 거대한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숲 전체에 퍼져있기 때문에 우리의 생각보다도 버섯은 생태계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나무나 죽은 곤충, 다양한 식물들을 부식시켜 자연으로 보내기도 하고 어떤 생물에 기생해 살면서 생물의 개체 수를 조절하기도 한다. 흙 속의 탄소를 안정화시키고 땅 밑에 연결된 망으로 숲 전체의 나무를 연결해 영양소를 전달하기도 한다니 버섯은 알면 알수록 신기하고 경이로운 생명체다. '이게 정말 지구의 생명체라고?' 할 정도로 신기하고 괴상한 모습의 버섯도 많다. 그래서인지 버섯 채집에 한 번 빠지면 벗어날 수 없다고 한다. 물론 자연산 버섯 중에는 치명적인 독이 있는 버섯이 많기 때문에 모르고 채취하는 것은 위험하다. 언젠가는 꼭 버섯 전문가를 따라 산에 오르며 버섯을 채집해보겠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도 마트에서 버섯을 산다. 트러플버섯과 모렐버섯, 송이버섯에서 꾀꼬리 버섯까지 먹고 싶은 귀한 버섯은 많고도 많지만 흔하고도 맛만은 아주 뛰어난 표고버섯이 오늘 요리의 주인공이다. 이맘때 나오는 표고버섯은 요리하기 전 살짝 찢어 향을 맡고 생으로 씹어 향을 즐기는 것부터 시작이다. 버섯을 손질하며 주로 고민하는 것이 버섯을 어떻게 씻을까다. 전문가나 요리사들은 버섯의 향을 보존하기 위해 물로 씻으면 안 된다고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젖은 키친타월이나 면포로 버섯 겉면을 살살 닦아내는 것이다. 흙이 너무 많이 묻었다면 재빨리 물로 흙을 씻어내되 물에 담가 씻지는 않는다. 버섯 요리는 다양하지만 몇 년 전 한 책에서 버섯을 '제대로' 굽는 법을 배운 뒤 가장 좋아하는 버섯요리는 심플한 '버섯구이'가 되었다. 재료는 버섯과 버터와 오일, 소금, 후추가 다다. 프라이팬에 구우면 끝이지만 그 맛은 정말로 황홀하다. 방법만 제대로 지키면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탱글, 버섯의 맛과 향을 듬뿍 머금은 버섯의 맛을 즐길 수 있으니 꼭 한 번 따라해보기 바란다. 양송이버섯 등 다른 버섯으로 해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표고버섯으로 구운 게 제일이다. 좋은 표고버섯을 구했다면 구워 먹고, 남은 것은 온갖 요리에도 써보고, 그래도 남았다면 버섯 피클을 담아도 좋다. 버섯 피클에는 버섯과 어울리는 허브인 딜을 더하면 더욱 좋다. 이제 시작되는 제철 버섯의 날들, 부디 놓치지 말고 충분히 즐기길! 큰사진보기 ▲구운 버섯강윤희 🥜 최고의 버섯구이 - 재료 표고버섯 4개, 버터 1큰술, 올리브유 1/2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 만들기 1. 표고버섯은 젖은 면포로 겉을 살살 닦은 뒤 밑동을 제거하고 사등분한다. 남은 밑동은 버리지 말고 육수나 국, 탕 요리 등에 활용하면 좋다. 2. 팬에 버터와 올리브유를 2:1의 비율로 두르고 지글지글, 아주 뜨거워질 때까지 가열한다. 3. 팬에 버섯을 올린다. 이때 버섯 사이에 공간을 둬 버섯끼리 서로 닿지 않도록 한다. 버섯끼리 닿으면 축축하게 물이 생기기 때문에 넉넉한 공간 확보가 핵심이다. 4. 버섯을 휘젓지 말고 그대로 두면 버섯이 주변의 기름을 빨아들인다. 이 때도 휘젓지 말고 그대로 둬야 한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버섯이 기름을 빨아들이는 소리가 '삐이이이익' 들릴 것이다. 5. 버섯이 기름을 다 빨아들여 탈 것 같다고 오일을 더하면 안 된다. 가만히 기다리면 기름을 다 빨아들인 버섯 겉면에 송골송골 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6. 겉이 갈색빛이 나고 바삭하면서도 윤기가 나면 불을 끄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 뒤 그릇에 옮겨 담는다. 큰사진보기 ▲버섯피클강윤희 🥜 버섯피클 - 재료 표고버섯 4개, 화이트와인 비니거 혹은 현미식초 3큰술, 양파 1/8개, 소금 1/2 작은술, 딜 적당량 - 만들기 1. 표고버섯은 밑동을 제거하고 도톰하게 슬라이스 한다. 양파는 얇게 슬라이스 한다. 2. 버섯을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물기를 제거한다. 3. 지퍼백에 데친 버섯과 슬라이스 한 양파, 식초, 소금, 딜을 넣고 잘 섞은 뒤 밀봉하고 냉장고에 보관한다. 맛이 들면 유리병 등에 옮겨 담고 냉장고에 두고 먹는다. 큰사진보기 ▲버섯피클강윤희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버섯 #가을별미 #표고버섯 #표고버섯요리 #버섯구이 추천48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1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10만인클럽 10만인클럽 회원 강윤희 (mayomayot) 내방 구독하기 FOOD WRITER 이 기자의 최신기사 오징어 유니버스의 붕괴와 통오징어 튀김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AD AD AD 인기기사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가을 최고의 별미, 버섯 가장 맛있게 먹는 법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일본군이 경복궁 뒤뜰에 버린 명량대첩비가 있는 곳 '나체 시위' 여성들, '똥물' 부은 남자들 [이충재 칼럼] '김건희 나라'의 아부꾼들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