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공항 인근 폭탄테러 부상자들로 가득 찬 병실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 외곽에서 발생한 연쇄 자살폭탄 테러로 부상한 시민들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침대에 누워 있다. 지난 15일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후 서방의 대피작업이 진행 중인 카불 공항에서 이날 두 차례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미군 12명을 포함해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해도 90명에 달한다.
연합뉴스/AP
이번 폭탄 테러의 여파가 어디로 튈지는 가늠할 수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대피 작전에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영국 등으로부터 철군 시한 연장을 요구받고도 예정된 일정표를 고수하겠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바이든이 애초 못 박은 철군 시한은 오는 31일이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테러조직 IS-K를 지목하며 아프간에 머물수록 테러 위험이 커진다는 이유로 철군 강행 입장을 밝혔다. IS-K는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를 자칭하는 세력이다.
실제로 미국은 이날 두 차례의 폭탄 테러를 이들 소행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예고됐던 폭탄 테러 발생으로 대피 작전에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불과 닷새 남은 철수 시한까지 목표했던 인원을 대피시킬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AP통신은 "12명의 미군 사망자를 낸 이날 공격은 바이든에게 더욱 걱정스러운 선택지를 남겼다"며 "더 많은 사상자를 낼 위험을 안고 대피 작전을 지속하거나, 대피시켜야 할 미국인을 남겨두고 계획보다 일찍 작전을 끝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군과 연합군 대피 작전으로 카불 공항을 통해 아프간을 빠져나온 인원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10만1천300명이다.
하지만 철군 시한이 바뀔 것이라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익명의 한 소식통은 어떠한 철군 시한을 변경 징후도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레반과 합의한 철군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빨리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장악하면서 대피 작전에 상당한 혼란을 야기했고, 결과적으로 폭탄 테러로 미군 등 상당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미국 내는 물론 국제적인 논란 역시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과 프랑스 등 아프간에 파병했던 주요 동맹들도 긴박하게 돌아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테러 직후 긴급 안보회의를 열고 철군 시한 마지막까지 구출 작전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슨 총리는 "이번 공격은 앞으로 남은 시간에 작업을 최대한 빠르고 신속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줬고,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여전히 자국으로 이송할 수백 명이 남아 있다면서도 "통제불능 안보상황으로 성공을 장담 못 한다"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앞으로 카불과 공항에서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며 "매우 긴박한 상황에 직면해 있고, 미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앞서 대부분의 아프간 파병국들은 테러 첩보 때문에 카불 공항 대피 작전 종료를 이날 연이어 발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캐나다와 벨기에, 덴마크, 폴란드, 네덜란드 등은 이날 대피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프랑스도 27일 대피 작전을 멈춘다고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다수의 민간인을 살해하고 다치게 한 테러리스트 공격을 규탄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는 오는 30일 영국, 프랑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유엔대사들과 함께 아프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바른 언론 빠른 뉴스' 국내외 취재망을 통해 신속 정확한 기사를 제공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입니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공유하기
철군 닷새 앞둔 폭탄테러 '초비상'... 아프간 대피작전 차질 빚나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