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조합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객센터 직영화-직접고용을 촉구하며 대통령과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이희훈
이 직무대행은 통화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파업 등 투쟁이) 훨씬 어렵다"며 "무엇보다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볼 때마다 속상함이 크다"라고 말했다.
"MZ세대라고 불리는 청년층에서 더욱 반발하고 있다는 걸 안다. 댓글에서도 '시험 보고 들어오라'라는 말을 수없이 보고 있다. 이해를 못하는 바는 아니다. 다만 저희가 요구하는 사안과 댓글에 달리는 내용은 차이가 있다. 정부에서 약속한 대로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통해 도급업체의 착취를 없애달라는 거다. 현재는 15년 일한 사람도 전혀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24일 건보공단 고객센터지부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대구·부산 센터 등을 제외한 전국 10개 센터에서 일하는 상담원들은 1인당 214만 원~215만 원에 달하는 직접노무비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보공단은 도급업체와 용역계약을 맺으며 '투입인력에 대한 임금은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에서 규정한 월급 금액으로 한다'는 규정을 뒀다. 변동급여인 인센티브를 직접노무비에서 지급하지 못하도록 한 건데, 도급업체들은 용역계약과 달리 콜을 많이 받는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 직접노무비를 활용하고 있다. 또 보험료 납부 마감일(집중일) '200콜 달성 프로모션'을 열거나, 최소 이석(자리 비움)하는 사람에게 가중치를 주기도 했다.
이로 인해 상담사들은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10분 이상 공들여 상담해야 할 사안까지도 2분 내로 끊어서 상담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증언했다. 25일 상담사 최아무개씨가 이메일을 통해 <오마이뉴스>에 고백한 내용이다.
"어느 날은 센터 전체 쪽지로 이석할 때 이석 사유를 다섯글자로 적으라고 하더라. 화장실이라고 적었다. 그런데 10분 정도 있었더니 팀장이 화장실로 오더라. '왜 이렇게 오래 있냐'고 꾸짖으며 '빨리 나오라'고 했다. 그렇게 하루에 200콜을 받고 집에 가면 정신이 멍해진다. 그렇다고 전화를 안 받으면 콜 상위자와 하위자를 묶어 조별로 임금을 차등지급하기 때문에 아파서 병원에 가거나 마음대로 휴가를 내기도 어렵다."
최씨는 "제발 내부 사정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함부로 말 좀 안 했으면 좋겠다"면서 "직고용 통해 도급업체의 갑질을 없애고, 고객들과 충분히 상담하고, 평범한 다른 노동자들처럼 연차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고 하는 거다. 우리들 요구가 과한 것이냐"라고 호소했다.
40여 명에 달하는 건보공단 고객센터 상담사들은 26일 세종시 고용노동부 청사를 출발해 조치원역으로 향한다. 이후 천안, 평택, 오산, 안양, 국회 등을 거쳐 다음 달 4일 청와대에서 행진을 마칠 계획이다. 행진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완주, 안민석, 백혜련, 이재정 의원 사무실도 들러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라'는 항의서한도 전달할 예정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26일 <오마이뉴스>에 "(상담사 직고용 관련)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는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고 있다. 내일(27일)도 열린다"며 "협의회 위원들이 젊은 MZ세대를 포함해 직원들 의견 수렴도 하고 있다. 여러 방안을 논의중이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좋을지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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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청와대 향하는 건보공단 상담사들 "우리 요구가 과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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