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스코리~ 아니, 덕흥마을 청년회랍니다.
최육상
박정인 부녀회장은 "행사 준비하려면 일손이 많이 들지만 여러 부녀회원님들이 도와주셔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며 "마을주민 분들이 거의 2년 만에 모이시니까 보기만 해도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부녀회원들은 음식 차림을 하느라 바쁘게 움직이면서 서로 눈빛이 마주칠라치면 웃음꽃을 피우며 즐거워했다.
영화 보며 눈물 흘리기도
행사장 한 편에서 아빠와 장난을 치고 있던 장예진(동산초등학교 4학년) 학생은 "여기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한 집에 살아서 정말 좋다"면서 수줍어했다.
아빠 장홍필씨는 "우리 마을에 초등학생은 예진이 밖에 없어서 학교 다녀온 후에는 조금 심심해한다"면서 "다행히 윗마을에 또래 친구가 있어서 자전거 타고 놀러갔다 오곤 한다"고 말했다.
복흥 동산초등학교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 1학급으로 각 학년 별로 5~7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단다. 농촌 시골마을에서 초등학교 친구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영화는 모정 안쪽에 화면을 설치하고 <장수상회>(주연 박근형ㆍ윤여정)를 상영했다. 박근형과 윤여정은 주민들에게 익숙한 배우고, 노년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어서인지 주민들은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마치 화면 속으로 들어갈 듯이 진지했다.
안광일(50) 이장은 "오늘 백중행사는 '직불금 수령자 공동체활동'이라고 코로나 사적모임 금지 사항에 저촉 받지 않는 내용이어서 다행히 주민들과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한 자리에 모일 수 있게 됐다"면서 "우리 마을에서 영정사진을 찍는 것도 처음이고 주민들이 함께 영화 관람을 하는 것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영정사진과 마실 극장 등 '찾아가는 문화배달'은 농식품부 시군역량강화사업으로 과소화마을이나 고령화로 외출 등이 어려운 마을을 찾아가 문화 공연 등을 하면서 주민 간 소통의 장을 넓히고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순창군농촌종합지원센터는 지속적으로 각 읍ㆍ면 마을을 찾아 문화배달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은지 순창군농촌종합지원센터 팀장은 "마실 극장은 이번이 7번째 마을로 그동안 <장수상회>,<수상한 그녀>, <국제시장> 등을 상영했다"면서 "어르신들이 영화를 보시면서 옛 생각이 나시는지 눈물을 흘리시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