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 된지 6일째인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오전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희훈
삼성이 앞으로 3년동안 반도체와 바이오 등 사업에 240조원을 투자한다. 또 직원 4만명도 새롭게 뽑는다. 지난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나온지 11일 만에 나온 삼성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두고 특혜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삼성은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로 사회적 기대에 응답했다는 평가다.
24일 오후 삼성이 내놓은 투자계획은 시장의 예상보다 규모가 더 크다. 그동안 이 부회장의 가석방 이후 삼성에서 반도체를 비롯한 바이오 등 미래먹거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 발표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삼성이 이날 공개한 투자 규모와 내용은 시장의 예측을 뛰어넘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반도체와 바이오 중심... 240조 중 180조 국내 투자
우선 삼성의 이번 발표에서 눈에 띄는 것은 국내 투자 규모와 일자리 창출이다. 3년간 240조원의 투자 가운데 180조원을 국내에 투자한다. 그동안 삼성은 국내보다 해외 공장 건설 등에 좀더 적극적이었다.
투자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이미 지난 5월 삼성전자는 '케이(K) 반도체 벨트전략 보고대회'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7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미 글로벌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과 함께 시스템 반도체쪽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겠다는 것이 회사쪽 설명이다.
또 코로나19 이후 사실상 국가 안보 산업으로 부상한 제약, 바이오분야에도 투자가 이어진다. 삼성은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을 3개 갖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은 62만 리터로 세계 1위가 된다. 바이오로직스에서는 코로나 백신 모더나가 생산되고 있다. 이같은 공장은 앞으로 2개 더 지어진다.
삼성은 "바이오 산업에서 원 부자재의 국산화와 전문인력 양성, 중소 바이오텍 기술지원 등으로 국내 바이오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인공지능, 로봇, 슈퍼컴퓨터 등 미래 신기술 분야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배터리 분야에서도 연구개발과 투자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일자리 부문도 눈에 띈다. 삼성은 앞으로 3년동안 4만명을 직접 뽑는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신입사원 공채도 유지된다. 최근 들어 재계에선 그룹별 신입사원 대규모 공채보다는 경력을 바탕으로 한 수시채용 방식을 선호하는 분위기였다.
회사쪽에서는 이번 투자를 통해 3년동안 56만명의 고용과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대중소기업 기술 양극화를 줄이기 위한 기술지원 확대와 함께 상생 펀드 등 협력 프로그램도 강화하겠다는 삼성은 밝혔다.
투자 발표는 예상된 시나리오지만... 예상보다 큰 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