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가가 없는 산쪽의 대안 선로마을 주민이 제시한 고압 송전선 우회로
정병진
이에 군청 담당 팀장들은 군청이 "애초 '송전선로 개발행위'에 대해 민원 해소라는 '조건부 허가'를 했다"면서 "이미 민원이 발생해 공사를 잠정 중단시켜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주민 A씨는 "그동안 이 사업의 위험성을 잘 몰랐다. 경제성이 문제가 아니라 주민 생명이 위협 받게 됐다"며 "마을을 우회해 송전선로를 설치해 달라"고 말했다. 주민 B씨는 "이대로 공사 강행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 마을 주민들이 너무 큰 피해를 보게 된다"면서 재고를 요청했다.
송전선로 주변 마을 이장들 입장은 첨예하게 갈렸다. 하백마을 이장은 "마을 최고 의결기구인 개발위원회의를 거쳐서 우리 마을 피해보다는 이익이 더 있을 거 같다는 판단으로 (송전선로 개발) 사업에 동의했다. 일부 주민이 반대한다고 멈춰선 안 된다"고 말했다. 세 마을의 이장도 사업에 찬성하는 중이다.
반면 원봉림마을은 강경한 반대 입장이고 상백마을 이장도 "어떤 과정을 거쳐 사업 허가가 났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올해 이장이 됐는데 주민 설명회도 없었다. 이 공사는 안 된다. 꼭 막아내겠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사업 찬성 입장인 하백마을 이장은 업체에서 마을발전기금 3000만 원을 받았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마을 앞 공터를 넓히고자 마을에서 빈집을 매입해 공사를 앞두고 있다. 마을발전기금은 그런데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백마을 이장도 마을발전기금을 통장으로 받았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몇 마을이 얼마씩 기금을 받았는지 모르겠다. 몇 가구가 사는지에 따라 차등이 있을 거 같다. 그래서 구체적인 금액은 밝힐 수 없다"고 부연했다.
공사를 맡은 업체 관계자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압선 선로 공사 때) 관이 세 개가 들어가는데 1.8미터 깊이로 판다"라고 말했다. 기자가 그러면 전자파 영향이 없는지 묻자, 그는 "전자파는 집에 있는 가스레인지도 나오고 선풍기와 냉장고도 다 나온다. (고압선로는) 집안의 선풍기와 냉장고보다 전자파 영향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마을 이장님들이 발전기금을 받았다는데, (공사에 따른) 피해가 없는데 왜 주셨는지" 묻자 "그걸 왜 저한테 묻느냐? 식사 중이다. 나중에 전화하라"면서 전화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