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광복절인 지난 15일 서울 서대문형무소를 방문, 소감을 밝히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18일 최재형 대선 예비후보가 조부의 독립운동 여부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만주에서 항일독립운동을 했다는 근거는 여전히 제시하지 못했다. 조부의 회고록 <사려와 조화>(1987년작)도 공개하지 않아 의혹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미 알려져 있듯이 최 후보 조부 최병규에 대한 검증은 최 후보 측에서 '독립운동가 집안'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선거운동에 이용하면서 시작됐다. 그런데 정작 최 후보는 "제가 정치를 하게 됐다는 이유로 저희 조상들에게 친일파라는 딱지를 덮어씌우려는 시도에 대해서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라고 해 논란 확산에 대한 자신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검증에 나선 <오마이뉴스>에 대해선 어떤 부분을 어떻게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는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으면서 "아버님 회고록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최 후보를 검증하고 있는 언론과 정치권에 대해 "친일파 프레임으로 국민을 가르고, 조상의 고된 삶을 함부로 평가하는 구태정치"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의 탈출 행렬과 6.25 한국전쟁 당시 흥남철수를 연결시켜 '반공 애국' '안보 의식'을 강조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는 그동안 당시 언론보도와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조부 최병규의 1938년 이후 만주 이주 시절 독립운동 주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최 후보에게 이에 대한 직접 해명과 조부의 회고록 <사려와 조화>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의 연장선에서 곁가지는 쳐내면서 조부의 독립운동 여부와 관련한 최 후보의 해명에 집중해 검증을 이어간다.
[기본 인식] "우리 사회를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간 친일파 논쟁"
본격 검증에 앞서 최재형 후보가 스스로 해명에 나선 배경을 설명한 대목을 짚어본다.
최 후보는 자신이 직접 해명에 나선 이유를 조부와 증조부에 제기된 친일 의혹이 "제 개인의 가족사를 넘어 지난 수십 년간 우리 사회를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간 친일파 논쟁과 연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의 반민특위 활동, 2000년대 초의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활동, 민족문제연구소 등의 친일인명사전편찬 활동 등 친일청산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그의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낸 대목으로 해석된다.
이는 2019년 "해방 후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것을 모두 기억하실 것이다. 또다시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해달라"고 해 큰 파문을 일으켰던 나경원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의 발언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검증 ①] 독립운동에 대한 이해... "조선인의 이익과 복리"를 챙기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