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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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락다운과 제재로 인해 의료서비스의 상당부분이 제한돼 그로 인한 의료 적체현상을 해결해야 했을 때, 많은 이들이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으로 의료기관 방문을 꺼릴 때, 전화나 비디오를 이용한 원격의료는 훌륭한 돌파구가 되어줬다는 평가다. 캐나다 의료협회장 콜린 박사는 지난 12일 CTV뉴스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원격진료에 상당한 이점이 있음이 분명해졌으며, 우리는 2020년 3월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캐나다 헬스 인포웨이(디지털 헬스 관련 기관)' 대표 마이클 그린 역시 "팬데믹 기간 캐나다는 원격진료로의 신속한 이행을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원격의료가 지속적으로 확대돼 5년 내에 모든 진료의 절반 가량이 원격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캐나다 의료 전문가들이 원격의료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은 팬데믹을 겪으며 원격의료의 이점을 확실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원격의료의 가장 큰 장점은 환자에게 신속하고 편리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많은 이들이 원격진료를 통해 가정에서 돌봄을 받게 되면, 클리닉과 응급실의 만원사태 해소라는 실질적 이득도 얻게 된다.
마이클 그린은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캐나다 의료현실을 지적하며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스템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 의사들의 시간 부담이 해소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캐나다는 주치의 제도를 택하고 있다. 어디가 불편하든 일단 주치의를 만나 상담을 받은 뒤, 전문의를 만나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주치의가 트랜스퍼(transfer, 주치의에게서 전문의에게로 환자를 넘기는 것)를 해준다.
그런데 주치의와 만나려면 최소 며칠은 기다려야 한다. 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의 46%가 경미한 사안으로 의료진을 만나려 해도 4일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답했고, 일주일 이상 걸린다고 답한 이들도 22%나 됐다. 전문의를 만나야 한다면 대기시간은 더더욱 길어진다. 운이 좋다면 몇 주만에 전문의와 대면하겠지만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캐나다에 살다 보니 이러한 현실을 수치가 아닌 경험으로 체득하게 된다. 가족력을 언급하며 심장전문의 진료를 요청했을 땐 단 몇 주만에 예약이 잡히는 행운(?)을 누렸다. 하지만 피부 트러블이 심해 알러지 테스트를 받아야 했을 땐 장장 6개월이 흐른 뒤에야 전화를 받았었다. 그 사이 트러블은 가라앉았고 전화가 오리라는 사실도 잊고 있을 정도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팬데믹 이후에도 원격진료가 더욱 광범위하게 행해진다면 캐나다의 의료부담이 상당부분 해소되리라 보는 것이다.
"넓은 지형, 낮은 인구밀도... 의료서비스 접근성 높아질수록 형평성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