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진(왼쪽)·안순덕 어르신이 ‘특별보너스’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무한정보> 김수로
경리업무를 보는 직원은 "대표회장을 맡기 전 동대표를 지내셨는데, 그때도 직원들이 나무전정 같은 야외 작업을 하고 있으면 '고생하신다'며 간식비를 얼마씩 건네기도 하셨어요"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에서 25년 넘게 일한 설비주임은 "평소 입주민들한테 신망을 받아 이번에 (회장으로) 추대됐다고 알고 있어요. 다른 주민들도 악성 민원을 넣거나 힘들게 하는 분들이 없고 다들 좋아요"라며 미담을 더한다.
인터뷰 요청에 난처한 듯 웃던 김 회장은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그는 아파트 근처 '자연드림교회' 목사다. 신도수가 20명인 개척교회로 살림살이가 넉넉하진 않지만, 목회자로서 '무더위에 가장 고생하시는 분들과 조금이라도 더 나눠야겠다'라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보너스는 마을학교 방과후 코딩수업을 하며 받은 강사료와 입주자대표회장 활동비를 모아 마련했다.
"서울의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갑질을 당해 스스로 세상을 등지거나 부당한 일을 겪었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무척 속상했어요. 예산 지역에서는 다행히 그런 일이 없었지만 아파트 직원분들이 같은 일을 하는 종사자로서 마음이 안 좋으실 것 같아 격려를 보내고 싶었어요. 돈이 많은 자가 힘을 갖는 세상에서 '내가 더 우위'라는 마음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인격적인 대우를 해야 합니다."
김 회장의 한마디 한마디가 우리 사회에 묵직한 울림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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