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 쓰레기통이태원 대로변에 놓인 가로 쓰레기통
조하니
길거리 쓰레기도 분리수거해야 합니다
소재에 따라 분리하지 않고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가 골칫거리라고 한다. 길거리 쓰레기도 가정에서 배출하는 쓰레기와 마찬가지로 분리수거를 해야 한다. 양심선언을 하자면 가로 쓰레기통에 페트병을 버릴 때 라벨을 떼지 않은 경우가 잦았다. 라벨을 떼서 버려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부재했다. 그만큼 줍깅 활동에서도 분리수거 과정이 쓰레기를 줍는 것보다 어려웠다.
잠시 숨을 참고 악취를 견디는 것은 고생스럽지 않았다. 손이 다칠 걸 염려해 위험한 물건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조심하면 됐다. 다만 플라스틱, 비닐, 금속캔, 유리병, 종이 등 주운 쓰레기를 선별해야 하는 것이 문제였다. 쓰레기들은 품목마다 제각기 처리하는 방법이 다르다. 그래서 일일이 분리배출 방법을 알아보는 게 가장 까다롭다.
평소에 나는 분리수거할 때 헷갈리는 품목에 대해 앱을 참고한다. 환경부와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등에서 제작한 '내 손안의 분리배출'이다. 이 앱은 품목별로 분리배출요령을 정리해 놓아서 누구나 쉽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요즘처럼 더울 때 수박을 자주 찾게 되는데 먹고 난 후 껍데기 처리가 늘 난감했다. 내 손안의 분리배출에 따르면 수박껍데기는 음식물 쓰레기로 분류된다. 또 덩어리가 큰 수박이라면 잘게 썰어서 부피를 줄여 버리도록 안내하기도 한다.
이번 줍깅 체험에서도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데 이 앱을 사용했다. 가장 많이 발견된 플라스틱 용기류의 경우 내용물을 비운 뒤 물로 헹궈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또 본체와 다른 재질인 부착 상표나 부속품 등은 떼어내야 된다. 처리가 완료된 쓰레기는 페트병의 경우 페트병 수거함으로, 그리고 플라스틱 용기는 플라스틱 수거함으로 배출해야 한다.
나아가 지난 2018년 환경부가 내 손안의 분리배출을 통해 발표한 '분리배출 핵심 4가지(비운다, 헹군다, 분리한다, 섞지 않는다)'를 참고하는 것도 좋다. 비닐, 금속캔, 유리병, 종이처럼 모든 재활용 폐기물에 대해 위 네 가지 방법을 적용하면 된다. 줍깅을 할 때 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활용할 수 있어 유익하다.
버려진 양심, 성숙한 시민의식 쌓아야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 지구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다만 매일 대량 생산되고 소비하는 문화가 지속되는 이상 쓰레기도 끊임없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커지는 소비욕과 비례해 시민의식도 성숙해야 한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이 양심을 버리고 산다.
이번 줍깅 활동을 통해 버려진 양심을 여러 개 주웠다. 가치 있는 활동을 했다는 뿌듯함보다 아쉬운 마음이 더 오래 남았다. 길거리에 놓인 가로 쓰레기통의 대수가 부족했고, 쓰레기통 투입구의 크기가 작아 쓰레기를 넣기 힘들었다. '가로 쓰레기통을 추가적으로 설치하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가로 쓰레기통의 대수를 줄인 원인도 무단투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정에서 나온 생활쓰레기를 길거리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다. 무단투기를 막기 위해 쓰레기통을 더 설치할 필요가 있지만, 쓰레기통이 늘어나는 만큼 처리해야 할 쓰레기도 증가하는 딜레마다.
단속과 가로 쓰레기통 대수의 증가만이 길거리 쓰레기와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함부로 쓰레기를 투기하지 않고, 분리배출 기준에 맞게 분리수거하는 태도가 선행되어야 한다. 조금의 고생을 치르더라도 환경을 보호할 가치는 충분하다. 입추와 말복을 지나 가을로 가는 길목에 서 있다. 선선해진 날씨와 함께 줍깅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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