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백 화백의 역사만화 '친일파 열전'(민족문제연구소 기획, 비아북 펴냄) 출판보고회가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열렸다.
권우성
이날 박 화백은 "책 속에 친일파 153명을 선정해 그렸다"면서 "친일파로서의 행각이 극심한 경우, 더불어 친일 행각이 덜하더라도 해방 이후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특별한 경우에 포함시켰다. 민족문제연구소와 협의해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중에는 대표적 친일파 이완용을 비롯해 이광수, 윤치호, 김동인, 김활란, 김성수, 방응모 등이 포함됐다. 그중에는 만주군 출신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백선엽 예비역 육군대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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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박 화백은 "친일의 문제는 존재하는 그대로 보면 된다"면서 "일제강점기 당시 친일행위는 역사적 사실이다. 책에서 이들을 다룬 것은 논란될 일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화백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은 친일 행각 자체는 많지 않지만 일제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신념에 따라 출세하겠다는 마음으로 만주국 육군군관학교에 지원했다"며 "일제시대 경력보다는 해방 이후 그가 현대사에서 차지한 역할과 정신을 고려해서 표지에 넣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책에는 박 전 대통령이 대구사범학교를 나와 보통학교 훈도(일제강점기 초등교원)로 일하다 신징군관학교를 입학하게 되는 과정을 자세히 담았다. 특히 1939년 3월 만주신문에 실린 그의 혈서 군관 지원서를 비롯해 일본 육사에 편입해 만주군 보병 소위로 활동한 이력, 해방 후 남로당에 가입해 활동하다 숙군 작업 당시 체포됐지만 이후 남로당원들의 명단을 제공한 대가로 사형을 면한 이야기 등도 가감 없이 실렸다.
이날 박 화백은 소설가 김동인을 언급하며 "1930년대 후반 이후로 해방 직전까지 친일파로서 행동을 했는데 해방 당일까지 조선총독부 정보과장을 찾아가서 시국에 공헌할 방도를 제안했다"면서 "해방 후에도 동인문학상 등으로 여전히 대접받는 것 자체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소설가 김동인은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로부터 일제강점기 학병, 징병 선전 및 선동활동, 내선일체 및 황민화, 침략전쟁 선전 등의 이유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됐다. 그러나 김동인의 이름을 딴 동인문학상은 1957년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 최고 권위의 문학상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상이 처음 제정될 당시에는 사상계가 주관해 시상했으나 박정희 정권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폐간된 후 1987년부터 조선일보가 이 상을 주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