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함께 나와 자전거 기초 수리 교육을 받는 모습
윤찬영
또 있습니다. 아이들이 타는 자전거는 아이들이 커가면서 자연스레 작아서 더 못 타게 되곤 하는데 마땅히 물려주거나 팔 곳이 없으면 이 역시 어딘가에 방치돼 잊히곤 합니다. 여기에 더해 이사라도 가게 되면 자전거는 영영 그 자리에 버려지고 맙니다.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의 자전거 공용 보관대마다 버려진 자전거들이 빼곡하게 쌓여있는 이유입니다.
정부나 지자체, 또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들이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닙니다. 올해 1월부터 시행하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은 제20조(자전거의 무단방치 금지)에서 "① 누구든지 도로, 자전거 주차장, 그 밖의 공공장소에 자전거를 무단으로 방치하여 통행을 방해해서는 아니 된다. ②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제1항을 위반한 자전거에 대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동·보관·매각이나 그 밖에 필요한 처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경기도 고양시는 <고양시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 14조(자전거의 무단방치 금지)에서 "(시장은) 10일 이상 같은 장소에 무단으로 방치된 자전거에 대하여 이동·보관·매각·기증·공공자전거로 활용 그밖에 필요한 처분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지자체들이 해마다 버려진 자전거들을 수거한 뒤 아주 일부이긴 하지만 다시 탈 수 있게 고쳐서 취약계층 가정이나 사회 단체에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버려진 자전거들이 이렇게 다시 자전거로 쓰이는 경우는 아주 적습니다. 몇 가지만 손보면 얼마든지 탈 수 있는 것들도 많지만 대부분은 고철로 버려지고 맙니다. 녹과 먼지, 기름때를 닦아내는 일부터 구멍 난 튜브나 체인을 가는 일까지 하나하나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수고스런 일인 데다가 바꿔야 할 부품 가격까지 따지면 차라리 값싼 새 자전거를 사는 게 더 돈이 적게 드는 일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철로 재활용이 된다고는 하나 오랫동안 방치된 자전거들은 곳곳에 녹이 잔뜩 슬어있는 경우가 많고 고무 바퀴나 플라스틱 부품들을 떼어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재활용 업체도 반기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자전거는 자전거로서 생명력을 유지할 때 가장 값어치가 있습니다.
씽씽어게인, 자전거야 다시 달리자
다시 출장 수리 이야기로 돌아가면, 이번 자전거 출장 수리는 고양시민회가 중산동 주민자치위원회와 중산동 일산아이파크동대표협의회에 제안해 함께 '경기도 자원순환마을만들기' 공모(경기도 주최, ㈔더좋은공동체 주관)에 참여해 선정된 사업입니다. 이름하여 '씽씽 어게인', 자전거를 다시 달리게 하자는 뜻이 담겼습니다.
지난 7월 10일부터 주민들의 신청을 받아 토요일마다 자전거 기초 수리 교육을 2주 코스로 두 차례(4주간) 진행했고, 7월 18일과 8월 1일 두 번의 일요일에는 출장 수리를 진행했습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7~10명의 주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 수리 교육에 참여해 자전거에 대한 기본 이론과 펑크 수리하는 법 등 기초 수리 교육을 이수했습니다. 교육과 수리는 ㈔사랑의자전거에서 맡아 진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