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현천에서 힐링냉장고를 찾은 10대 청소년들. 좌측부터 김경태, 박종혁, 박태훈, 장원빈.
조승연
힐링냉장고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인기다. 당현천에서 자전거를 타다 힐링냉장고를 찾은 장원빈(13)군은 "돈이 부족해서 물을 사 먹기는 좀 그런데 이렇게라도 마실 수 있어서 좋아요"라고 했다. 박태훈(13)군은 들뜬 목소리로 "300mL는 부족해요. 500mL나 1L도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노원구에서 50년 넘게 거주한 이윤자(72), 박다복(65)씨도 불빛정원에 오면 힐링냉장고부터 찾는다. 이윤자씨는 "이틀에 한 번꼴로 생수를 얻어서 여기 평상으로 와요"라고 했다. 박다복씨는 "여름엔 시원한 물 마시면서 그늘진 곳에 있는 게 최고에요"라고 했다.
올해 힐링냉장고의 원활한 운영은 '재난안전봉사단'의 공이 크다. 지난해에는 냉장고만 덜렁 비치됐는데, 누군가 생수를 '싹쓸이'해가는 불상사가 생겼다. 재난안전봉사단이 도입된 이유다.
이들은 시민들에게 생수를 나누어주고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역할을 한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4시간씩 4교대로 돌아간다. 60~70대 이상 어르신이 대다수다. 봉사활동을 좋아하거나 지역자치 활동에 적극적인 경우 등 어르신들이 재난안전봉사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