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에 대한 감상을 나만의 관점으로 드러내는 리뷰는 곧 나에 대해 쓰는 행위이다.
송성호
이날의 강의에서 인상적인 대목은 바로 이것.
'자신만의 관점을 가진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바로 대상에 애정을 갖는다는 것이다. 애정을 가지려면 관찰해야 한다. 관찰에서 점차 애정이 피어나고, 그 애정으로 대상을 바라볼 때 비로소 대상과 나 사이에 강렬한 '스파크(Spark)'가 일어난다.'
리뷰는 바로 대상을 바라보며 내 안에 피어난 불꽃에 대해서 쓰는 행위인 것이다. 그 불꽃에 대해 오롯이 집중해서 쓰기만 해도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작품이 태어난다. 그 불꽃은 내가 관찰한 대상이 '나'라는 고유한 부싯돌에 가닿으면서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또 관찰한다. 모든 경험은 내면에 저마다의 불꽃을 일으킨다. 하지만 이는 의식하지 않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꺼져버리고 마는 맥주의 거품과도 같다. 리뷰를 쓴다는 것은 내 안에 일어났다 사라지는 불꽃을 포착하고 드러내는 행위를 통해 나만의 부싯돌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경험하고 관찰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리뷰의 대상이 된다. 리뷰의 대상은 곧 글감이다. 결국 글쓰기라는 행위는 글감에 대한 리뷰라고 할 수 있으며, 그것이 이번 기자 교육의 주제에 왜 '리뷰'가 선정되었는지에 대해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영화나 책, 그리고 맛집과 여행만이 리뷰의 대상이라고 여기던 내 생각이 얼마나 좁았는지, 글쓰기라는 행위가 얼마나 폭넓은 행위인지에 대해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대상에 대한 나만의 생각을 용기 있게 드러내는 것. 그것이 리뷰이고, 그것이 곧 글쓰기다. 쓰면 쓸수록 '나' 자신을 찾게 된다는 손화신 기자님의 책 <쓸수록 나는 내가 된다>의 제목이 가리키듯 글쓰기는 곧 나 자신도 몰랐던 진정한 나를 찾게 되는 여정이 아닐까.
자신의 글이 단 한 명에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나'를 드러내는 데에서 오는 두려움과 부끄러움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한 것이 된다는 손기자님의 말을 가슴에 품고 오늘도 나는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한 편의 글을 세상에 내놓는다. 누군가 한 명이라도 내 글에 공감을 하고 위안을 얻는다면 세상에 이로운 행위를 한 것이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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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화랑 단남의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으로의 여정을 기록합니다. 이따금씩 글을 쓰고 상담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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