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시골 밭에 진분홍 꽃이 활짝 피었다. 온통 주위가 빨갛게 물들었다. 은퇴 후 심은 이 나무때문에 열심히 고향을 찾았다.
문운주
13년 전 잡풀을 걷어내고 백일홍을 심었다. 은퇴하고 나서다. 어머니가 남기신 밭이 가시덩굴이며 소나무, 억새 등이 자라 산이 돼버린 것이 안타까웠다. 경험이 없는 탓에 밀식을 했다. 1000여 그루를 심었다.
웃자란 잡초를 예초기로 베다가 묘목을 자르기 일쑤였다. 수형을 잡기 위해서는 전정을 해주어야 한다. 매년 전정을 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떤 일에 집착하다 보면 힘든 줄도 모른다.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다.
햇볕이 뜨거운 8월, 백일홍이 만개했다. 어렸을 때 보았던 꽃이라서 좋다. 내가 심고 가꾸었던 꽃이라서 더 사랑스럽다.
배롱나무
- 도종환
배롱나무를 알기 전까지는
많은 나무들 중에
배롱나무가 눈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중략)
꽃은 누구를 위해서 피우는게 아니라고
말하듯 늘 다니던 길에
오래전부터 피어 있어도 보이지 않다가
늦게사 배롱나무를 알게 된 뒤부터
배롱나무에게서 다시 배웁니다
사랑하면 보인다고
사랑하면 어디에 가 있어도
늘 거기 함께 있는 게 눈에 보인다고
누정에 가면 보이고 산사에서도 보인다. 도로변에도 무릇 무릇 피어있다. 공원에는 조각이 되어 서 있고, 산소에 가면 묘 지킴이가 되어 호젓이 서 있다. 어디를 가나 백일홍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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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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