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해수욕장인적이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 가히 예술이다
박향숙
코로나로 인해 관광지인 선유도 해수욕장은 거의 텅 빈 상태였다. 섬 고장 사람들은 여름 한철 소위 바캉스 계절, 인파의 북적거림으로 일 년의 생계가 달렸다는데... 너무 한적해서 구경 왔다는 마음이 미안해졌다. 주차장에 모인 지인 8명을 인솔할 관광해설사 두 분이 나왔다.
그런데, 쓰레기봉투와 쓰레기 줍는 집게를 들고 있었다. 해설사 한 사람 당 지인 4명씩 조를 나눴다. '헉, 설마, 이렇게 더운 날, 해수욕장 쓰레기 줍는 봉사활동은 아니겠지?' 쓰레기 봉투를 든 박수진님(전라북도 천리길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이 있었다.
"여러분 오늘은 선유도 천리길을 걸으면서 이곳의 문화 역사 얘기도 듣구요, 더불어 환경을 지키는 '플로깅 캠페인'도 함께 하고자 합니다. 사전에 플로깅(조깅이나 산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말씀은 못 드리고, 그냥 선유도 여행이라고해서 맘 상하셨나요? 여기 오신 분들은 봉사활동에 나름 전문가이셔서 저의 마음을 헤아려 주실 걸로 믿어요. 제가 오늘 재미난 얘기 많이 해드리고요, 오랜만에 선유도의 해수욕장 모래도 밟아보시며, 힐링여행 함께 즐기시게요."
정말이지 해설사의 진심어린 설명이 없었다면, 그냥 돌아갈 뻔 한 기분이었는데, 때마침 학생들의 여름방학 봉사활동으로 환경캠페인 '우리동네 플라스틱 줄이기'를 계획했던 터라 금세 마음이 바뀌었다.
"솔직히 우리 부부는 여행인 줄 알고 왔는데요,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선유도 구경도 하고, 온 김에 쓰레기도 줍고 하죠 뭐. 이런 기회가 흔치 않지요."
전라북도는 2018년 전라도 정도 천년을 기념하여 14개 시, 군마다 3~4개의 아름다운 풍경과 역사적 가치, 이야기가 있는 길, 명품걷기여행길(44개 노선, 405Km)을 선정하였고 선정된 길들을 '전북천리길'로 명명했다. 그 중 군산시는 구불4길(구슬뫼), 구불5길(물빛길), 구불6-1길(탁류길), 구불8길(고군산)이 선정됐다. 선유도 해변은 고군산도 길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