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살리기와 관련한 자료들
김병기
(사)국어문화운동본부가 조사한 '2020년 서울시 공공언어 실태' 결과에 따르면, 부서명, 정책명, 누리집 등에 외국어 남용이 두드러졌다. 국어문화운동본부는 서울시 본청 부서명 중 사업명 기반 부서명 14개, 전문용어 기반 부서명 25개, 그 외 외국어 사용 부서명 15개, 한자어 사용 부서명 1개를 검토가 필요한 부서명으로 선정하고, 대안어를 제시했다.
애니타운팀→만화마을팀, S-Net 팀→서울형 통신망팀, 클린도로팀→청결도로팀 또는 물분사도로팀, 그린카인프라팀→친환경차지원팀, 빈집Bank기획부→빈집활용 기획부, 디자인 R&D센터→디자인연구개발팀 등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어문화운동본부의 조사 결과, 318개의 홍보물에서 외국어 및 외국 문자는 총 252개로 불필요하게 사용된 외국 문자(알파벳, 한자 포함)는 91개, 외국어는 161개였다. 누리집에서의 외국어 남용은 심각했다. 누리집 메뉴 이름으로는 리플렛 다운로드, 유리 파빌리온, 큐브 입주, 세운 맵, 버스킹, 홍릉바이오브러리, 허브 파트너스, 허브BI소개, 허브Today, 온택트 시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봉제아카이브, 원데이 클래스, 원모어트립, 서울ONE+패스 등 외국어가 많이 사용됐다.
중앙정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가 지난해 발표한 '중앙정부의 국어기본법 지킴 실태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정부 18개부에서 낸 보도자료 8671건(매년 4월~6월)에서 외국어 남용 총 횟수는 4만 6925건에 달했다. 1개 보도자료 당 평균 5.4회 외국어 남용이 있었던 셈이다.
이 대표가 지적한 어휘에는 웰니스, 해커톤, 크리에이터, 라이브커머스, 얼라이언스, 벙커링, 웨어러블, 밸류체인, 딥러닝, 로보틱스, 케이터링, 패터링, 워라밸, 커뮤니티매핑, 케이무크, 헬프데스크, 렉시블디스플레이 등 생소하거나 전문가들만이 알 수 있는 용어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국립국어원은 2020년 2월 '공공용어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일반 국민 1000명과 공무원 1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 설문 문항은 2016년에서 2018년까지 중앙행정기관의 보도자료와 정부 업무보고 자료 등에서 추출한 공공용어 140개였다. 이때 일반 국민이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용어는 무려 97개였다. 심지어 공무원들도 자신이 잘 모르는 말이라고 응답한 용어가 81개에 달했다.
[외국어 남용, 왜?] 별반 다를 게 없는 정책, 과대 포장으로 혈세 낭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