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해먹이 설치된 새 집에서 살게 된 반달곰 '반이'와 '달이'
청주동물원
동물원 운영의 방향성을 설명하는 4R
동물원의 운영 주체를 보면 동물원이 추구하는 목적을 대략 알 수 있다. 운영주체는 공립과 사립으로 나뉘는데, 공립은 지자체나 공사·공단이고 사립은 기업이나 개인이다.
청주동물원은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립으로서, 공익에 목적을 두고 있다. 위락시설로서 시민의 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과거와 달리 동물복지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고 지자체로서 이에 부응해야 할 의무가 생겼다. 몇 년 전부터 청주동물원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과거 희귀하고 많은 동물들을 보여주는 것이 동물원의 과제였다면, 지금은 보호해야 하는 동물종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겨울이 되면 더 비좁은 내실에 갇혀야 되는 열대에 서식하는 동물은 자연 감소시키고, 보호받아야 할 토종야생동물을 데려오고 있다.
동물원의 방향성을 선명하게 하기 위해서 '4R'을 정해 보았다. Rescue(구조), Responsibility(책임), Release(방사), Reduction(감소)다.
'Rescue-구조'는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구조된 동물 중 자연에 나가 되려 고통 받을 수 있는 장해 동물은 인도적 안락사를 행하는데 이런 동물들을 동물원에 데려와 교육동물로서 살게 하는 것을 말한다. 장해 동물은 삶을 이어갈 수 있고 구조 과정에서의 스토리를 통해 우리 주변 자연환경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Responsibility-책임'은 데리고 있는 동안의 책임을 뜻하는데, 동물이 지루하지 않게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야생동물의학 발전에 공헌한다. 이렇게 서식지 외에서 모아진 의학 데이터는 실제 서식지의 야생동물을 연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Release-방사'는 구조된 삵, 담비 등 토종 멸종위기야생동물이 새끼를 낳으면 방사 훈련을 통해 어미가 갈 수 없었던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방사 후 모니터링을 통해 서식지에 대한 연구도 병행할 수 있을 것이다.
'Reduction-감소'는 동절기에 난방이 필요한 열대지역 동물들을 자연감소 시키고 구조된 토종동물을 보호하면서 동물원에서 사용했던 에너지를 저감하는 것이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전을 위한다는 동물원의 온실가스 생산과 자원낭비는 모순이다.
과거 동물원들은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해 야생동물을 잡아와서 볼거리로 만들었던 공간이었다. 한마디로 자연을 '소비'해왔다. 동물원이 당장 자연을 위해 생산성을 갖추기에는 부족하지만, 최소한 자연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실행과제로 우리 주변의 토종 멸종위기 야생을 보호하며 사람들이 자연과 공존을 배울 수 있는 교육 장소가 되기를 희망한다. 코로나 시대를 경험한 우리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➊ 하호는 '하늘다람쥐에서 호랑이까지'라는 뜻으로, 2002년과 2004년 두 번에 걸쳐 서울대공원 동물원 모니터링 보고서를 발표했다
➋ 틀에 박힌 것 같이 가소성 없이 종종 반복되는 행동. 격리 사육하는 동물이나 우리에 갇힌 동물들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5
참여연대가 1995년부터 발행한 시민사회 정론지입니다. 올바른 시민사회 여론 형성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유하기
'동물원'이 사라지면 동물원 동물들은 행복할까?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