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서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조남욱(89) 전 삼부토건 회장은 충남 부여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그래서인지 삼부토건을 경영하는 동안 검찰 등 법조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충청도'와 '서울대 법대' 출신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후원해왔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조 전 회장 관련자료에는 김경한(법무부장관), 명노승(법무부 차관), 정상명(검찰총장), 김각영(검찰총장), 김진환(법무부 감찰국장), 최환(법무부 검찰국장), 최교일(법무부 검찰국장), 이종백(법무부 검찰국장), 이건개(대검 공안부장), 유창종(대검 중수부장), 안강민(대검 중수부장), 서영제(서울중앙지검장), 남기춘(서울남부지검장), 정진규(인천지검장), 양재택(서울 남부지검 차장) 등 당시 쟁쟁했던 전·현직 검사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이들은 대부분 충청도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조 전 회장과 식사나 골프라운딩을 함께하고 명절이나 연말·연시 때마다 선물과 연하장을 받았다. 특히 김각영, 이건개, 안강민, 최교일, 정진규, 양재택 등은 삼부토건이나 자회사의 법률고문으로도 활동했다. 안강민 전 중수부장은 정대택씨와 관련한 고소사건에서 장모 최씨의 변호사였다.
옛 삼부토건의 한 관계자는 "회사의 법무 관련 업무에 자문하며 도움을 주는 전관 고문들은 소수의 판사 출신들이었고, 잘 나가는 검사나 검사 출신 전관들은 호텔이나 술집에서 접대만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 전 회장의 후계자였던 아들은 몇몇 직원들에게 '뒷날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부친과 내가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아무리 그렇다 치더라도 너무나 많은 (검사 출신) 전관들을 관리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와서 미루어 짐작해보면 재벌 2세이자 보수정치계의 원로였던 조 전 회장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은 검찰이라고 생각하고, 그 권력을 부당하게 이용해 사적인 이익뿐만 아니라 경제·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자신과 기업의 부적절한 처신에 많은 도움을 받고자 했던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조 전 회장이 이렇게 챙겨온 전·현직 검사 명단에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