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신문 마을기자가 작성한 월평 해녀 기사 갈무리
서귀포신문
현재 월평마을에는 김 기자를 포함해 7명의 마을기자가 활동하고 있다. 장 국장은 "자기 동네의 공간과 사람들에게 대한 이해가 깊고, 생생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게 마을기자들의 장점"이라면서 "직업 기자들이 볼 수 없는 지역 문제를 주민 입장에서 풀어내기에 이를 읽은 독자들에게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장 국장은 효돈천 하례리 마을의 주민이자 생태관광마을협의체의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그는 "주민들이 직업기자인 저에게 간혹 취재 요청을 하기도 하는데, 직접 취재할 때도 있고, 주민들에게 써달라고 요청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가 창간 때 내걸었던 '시민기자와 상근기자의 환상적 결합'을 서귀포신문에서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작년부터 7명의 청소년 기자도 활동하고 있다. 올해에는 장애인자립재활지원센터와 지역에서 야학에 참여하는 '어르신 기자'도 합류한다.
그는 "기자들이 욕을 많이 먹는 이유 중의 하나는 정보 독점이고, 그런 상황에서 뉴스 가치를 판단하려고 하면 편협한 기사가 나올 수 있다"면서 "마을기자나 청소년기자뿐만 아니라 지역의 수많은 전문가들을 참여시켜서 저널리즘의 폐쇄성을 극복하고, 궁극적으로는 모든 주민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참여 플랫폼을 꿈꾸고 있다"는 포부를 밝혔다.
[농사꾼 편집국장] 시민기자·마을기자·지역언론의 동반 성장
장 국장은 그래도 시민기자 시절이 좋았단다.
"2009년 김태환 전 도지사 주민소환운동을 할 때였어요. 가장 큰 지역 이슈였는데, 언론들은 침묵했죠. 자치단체에서 주는 지원비나 광고 때문에 눈치를 봤던 겁니다. 그 때 제 기사는 모두 특종이었어요(웃음). 신이 났죠. 이게 바로 시민기자의 힘이죠. 누구 눈치를 보지 않고 기사를 쓰면서 신도 나는 것. 특정 이슈를 1년 내내 써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죠."
하지만 그는 "정기간행물을 발행하는 서귀포신문의 경우는 재향군인회 행사나 자유총연맹 환경정화 운동 등 다양한 활동도 보도해야 하기에 자기 관심사가 아닌 것도 의무적으로 방어할 때도 있다"면서 "지역의 다양한 의견과 정보를 담아야 하기에 시민기자 시절처럼 자유롭지는 않지만, 지역언론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기도 했다. (사)바른지역언론연대 소속사로 오마이뉴스와 기사 제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18년에도 도움을 크게 받았습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반경 500m 안에는 동일업종 허가를 금지하고 있죠. 그런데 지역에 파리바게트 지점이 편법으로 들어왔습니다. 동반성장위는 당시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다'라고 했죠. 서귀포신문만으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오마이뉴스에도 기사를 올렸습니다. 결국, 동반성장위가 다시 조사를 나왔고, 동네 빵집 2곳이 보상을 받았어요."
농사꾼 시민기자였던 그는 지금 '농사꾼 편집국장'이다. 비닐하우스 1000평, 노지 1500평 등 총 2500평에서 귤 농사를 하고 있다. 신문사 일이 한가해서가 아니다. 주간지인 서귀포신문에 매주 쓰는 기사만도 무려 10여 꼭지나 된다. 신문사 형편이 녹녹치 않아서 지역을 혁신할 의미 있는 보도를 기획하고 재정 지원도 받으려고 뛰고 있다.
"출근하기 전, 새벽이나 주말에 농사일을 거들지만 아내에게는 항상 미안하죠."
[그의 실험] 시민참여 풀뿌리 저널리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