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대통령 기념재단을 방문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제공
"무지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백선엽이 편찬한 '6.25전쟁사'에도 점령군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소속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팀장을 맡았던 신기철 인권평화연구소 소장이 5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을 공격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한국전쟁을 연구해 10여 권의 책을 쓴 신 소장은 "'미군정이 점령군'이라는 것은 이미 보수와 진보, 좌우를 떠나 이견이 없는 역사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라면서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어느 한쪽편만 들어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려는 정치적 목적의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을 찾아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의 정부 수립 단계와는 달라서 친일 청산을 못하고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다시 그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 이후 <조선일보> 등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산됐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셀프 역사 왜곡,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광복회장(김원웅 전 의원)의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란 황당무계한 망언을 집권세력의 차기 유력후보 이재명 지사도 이어받았다"면서 "온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주장"이라고 이 지사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와 여당을 향해서도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어떠한 입장 표명도 없다는 게 더 큰 충격"이라면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역사의 단편만을 부각해 맥락을 무시하는 세력은 국민들의 성취에 기생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념에 취해 국민의식을 갈라치고 고통을 주는 것에 반대한다"라고 정부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의 공격에 이재명 지사는 곧바로 반박했다.
이 지사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전 총장의 구태 색깔공세가 안타깝다"면서 "미군의 포고령에도 점령군임이 명시되어 있고, 윤 전 총장이 숭상하는 이승만 대통령, 제가 존경하는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점령군이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하셨을 뿐 아니라, (미군이) 일본의 점령군임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태평양 미국 육군총사령부 포고 제1호에 명시된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