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편성준(지은이).
몽스북
- 아무 예고 없이 불쑥 전화해서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 아내분께서 "그래. 잘 생각했어. 결심하느라 애썼겠네"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프롤로그에 있습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평소에 제가 얼마나 그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던 거죠. 또 제 성격을 잘 알다보니 제가 내뱉은 말을 주워담지 않을 것도 예상한 거예요. 그래서 아내는 오히려 저에게 퇴사 후 한 달 동안 제주도에서 지낼 수 있게 도와줬고, 거기에서 글을 써가지고 오라고 권유했어요."
- 아내분과 노는 방법이 비슷하다고 책에 쓰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비슷한가요?
"둘 다 별로 심심해하지 않아요. '나는 이걸 하면서 노니까 당신도 같이 하자'고 강요하지도 않고, 각자의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서로 배려해 줍니다."
- 아내분이 '편성준의 음주일기'를 읽으면서 '이 사람이 좀 이상하긴 해도 마음은 참 따뜻하구나' 생각했다고 들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편성준은 어떤 사람일까요?
"바보같이 살지만 결정적으로 힘들게 살지는 않고, 하고 싶은 대로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에요. 저는 너무 평범한 삶은 별로 원하지 않아요."
- 막내아들에게 가장 큰 애착을 가지고 계셨던 어머님이 결혼식 날짜가 잡힌 상태에서 돌아가셨는데, 어머니를 떠올리면 어떤 마음이 드세요?
"어머니는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나서 힘든 일을 많이 겪으셨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가진 유머러스한 부분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점이라서 고맙기도 하고요. 어머니가 고매한 인격을 가지거나 탁월하신 분은 아니었지만, 참 괜찮은 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어머니랑은 인간적으로 친하게 지냈어요."
- '실수담이 많은 사람이 부자다'라고 재밌는 말씀을 하셨어요.
"멀쩡한 정신에 휴대폰을 잃어버리고 비가 오는 날인데도 우산을 분실하는 등 저는 정말 실수가 많아요. 물론 그것 때문에 불편한 점도 많이 있긴 해요. 소설가 이상이 '비밀이 없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이라고 말했는데, 저는 '실수담이 없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이라고 바꿔 말하고 싶어요. 유난히 재미가 없는 사람은 실수담이 없는 사람이 아닐까요?"
- 게으름과 건망증, 주의력 부족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모든 것을 잘해야만 한다'는 비합리적인 신념으로 완벽주의를 지향하며 살아가는 동시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제가 좋아하는 분 중에 정혜신, 이명수 부부가 생각납니다. 정혜신 박사가 '인간은 완벽하게 불완전한 존재다'라고 말했어요. '완벽한 인간은 없다'라는 의미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건데요. 이 말을 인용하면서 답변을 갈음하고 싶네요."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편성준 (지은이),
몽스북,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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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고 대자연을 누리며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평생 살다 제주에서 1년 반,포항에서 3년 반 동안 자연과 더불어 지내며 대자연 속에서 깊은 치유의 경험을 했습니다. 인생 후반부에 소명으로 받은 '상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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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준비되면 놀겠다? 지금 노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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