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2가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해 노동법 전면 개정과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성호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7.3 전국노동자대회가 진행된다'는 소식은 집회 개시 1시간 전인 3일 오후 1시까지도 이어졌다. 경찰도 이날 오전 7시부터 경찰버스 500여 대를 동원해 차벽을 세우며 여의도 일대를 통제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경찰의 원천봉쇄에 충돌을 우려해 급히 장소를 변경했고, 서울 여의도 일대에 모인 기자들과 노동자들도 부랴부랴 서울 지하철 5호선을 타고 급히 종로3가역으로 이동했다.
비밀작전을 방불케 했지만, 연락을 받고 종로3가역에 모인 8000여 명의 노동자들은 13시 50분이 되자 민주노총 지도부의 요청에 따라 종로3가역 2번 출구 앞에 모인 뒤 기습적으로 도로를 점거했다. 그리곤 종로3가에서 종로2가로 약 300m 가량을 행진한 뒤 14시께 탑골공원 앞에 자리를 잡았다. 7.3 전국노동자대회는 이렇게 시작됐다. 종로에서 광화문으로 가는 도로는 완전히 차단됐고, 반대 차선 역시 본집회가 진행되자 경찰에 의해 통제됐다.
본집회가 시작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8000여 명(주최측 추산)의 노동자들은 개의치 않고 마스크를 쓴 채 집회를 이어나갔다. 경찰은 대형 스피커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집시법, 도로교통법 위반 등을 근거로 해산명령을 내렸다. 민주노총 조합원과 경찰 사이에 대치가 이어지긴 했지만 우려했던 무력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민주노총은 탑골공원 앞에서 45분 동안 본집회를 진행한 뒤 다시 몸을 틀어 종로5가 광장시장 방향으로 행진했다. 그리곤 청계천 배오개다리에서 마무리 집회를 진행한 뒤 15시 45분께 모든 행사를 마무리했다. 애초에 민주노총은 조합원들과 함께 서울시청 방향으로 행진할 계획이었으나 경찰의 저지로 배오개다리에서 노동자대회가 종료됐다.
민주노총 "이대로 죽을 수 없어서 모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