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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성 높은 푸조나무, 발견 뒤 보호 조치 없어 더 문제"

진주 장재동 수령 400년 추정... 보도 이후 '보호수 지정 절차 진행' 안돼

등록 2021.06.30 09:17수정 2021.06.3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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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경남 진주시 장재동 882번지에 있는 수령 400년 추정의 푸조나무.

경남 진주시 장재동 882번지에 있는 수령 400년 추정의 푸조나무. ⓒ 박정기

  
a  경남 진주시 장재동 882번지에 있는 수령 400년 추정의 푸조나무.

경남 진주시 장재동 882번지에 있는 수령 400년 추정의 푸조나무. ⓒ 박정기

 
<관련기사> "수령 400년 '희소성 매우 높은' 푸조나무 발견, 보호 시급" http://omn.kr/1tvxh (6월 13일자)

민간단체가 수령 400년(추정)의 '희소성 높은' 푸조나무를 발견했지만 행정은 보호수 지정에 '미온적'이어서 아쉬움을 주고 있다.

해당 푸조나무는 경남 진주시 장재동에 있다. 이 나무를 발견한 '노거수를찾는사람들(노찾사)' 박정기 활동가는 경남 최대이면서 국내 세 번째 크기의 푸조나무라고 했다.

이 나무는 밑동둘레 7.2m, 수고(나무 키) 16m, 수관(폭 펼침) 24m이고 수령(나이)은 400년으로 추정된다.

조경전문가인 박정기 할동가는 이 나무에 대해 "크기가 우수하고 보존가치가 높다"며 "이 나무는 경남에서 가장 큰 푸조나무로 알려진 하동 범왕리 푸조나무보다 크고,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푸조나무 3본 중 세 번째 크기인 장흥 어산리 푸조나무보다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활동가는 "이 나무는 우물을 품고 서 있는 독특한 공간구조(임목형태)와 밑둥 줄기에 울룩불룩 솟아난 돌기를 가진 외형으로, 희소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발견 당시 이 나무의 생육을 걱정한 박 활동가는 "나무 가까이 콘크리트 도로와 수로, 철제 구조물이 있어 생육에 간섭을 받고 있다"며 "또 나무가 농경지 옆에 있어 잡초 제거를 위한 제초제 살포에 뿌리 피해가 우려된다"고 했다.


박정기 활동가는 이곳이 고향인 송숭용 해동조경 대표의 제보를 받아 확인했고, 6월 13일 <오마이뉴스>에 알려 첫 보도가 나가기도 했으며, 이후 다른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런데 행정은 나무 보호에 다소 미온적이다. 보도 이후 진주시 관계자는 한 차례 현장 답사를 했고, 경남도도 마찬가지로 아직 보호수 지정 관련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


29일 전화통화에서 박정기 활동가는 "장재동 푸조나무는 보호할 가치가 충분하다"며 "보도 이후 행정에서 보호수 지정 절차를 밟는 줄 알았는데, 미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현재 나무 생육 상태는 좋지 않고, 자연성이 떨어진다"며 "지금까지 그런 나무가 발견되지 않았던 것도 어이가 없는데, 발견 이후 조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나무 보호를 위해서는 행정이 빨리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나무는 우물을 안고 있어 인문학적 가치도 있고, 밑둥에 두드러진 돌기는 전국적으로도 사례가 없을 정도다"며 "독특하고 희소성이 높은 나무인데 눈앞에 두고도 행정에서 아무런 조치가 없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진주시 관계자는 "보도 이후 현장 답사를 했다. 나무가 심어져 있는 땅은 진주시 소유인데, 나무 소유나 유래는 아직 확인이 되지 않았고, 동사무소에 유래 등에 대한 파악을 요청해 놓았다"고 했다.

그는 "나무 생육은 육안으로 보아 크게 나쁘지 않다. 수목원 전문가한테 나무 상태를 봐 달라고 할 생각이다"고 했다.

보호수 지정 추진에 대해 그는 "경남도 조례에 따라 지정하게 되는데, 아직 절차를 밟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장재동 푸조나무 발견 소식은 언론 보도를 통해 봤고 아직 현장 확인은 안했다"며 "우선 진주시에 현황 파악을 요청해봐야 할 것 같고, 조만간 담당자가 현장 확인을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경남도에서는 보호수와 지정은 안됐지만 가치가 있는 '준보호수'에 대한 실태 파악을 했다"며 "보호할 가치가 있는 나무는 지정해서 관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박철홍 진주시의원은 "보도 이후 현장에 가서 나무를 봤다. 천연기념물 지정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진주시에 보호수 관련 조례가 없는데 제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조만간 관련자 간담회 등을 열어 조례안을 마련해, 올해 안으로 제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정기 활동가를 비롯한 '노찾사'는 2020년 11월 경남 고성군 대가면 금산리에 있는 높이 22m, 둘레 7m, 가지 폭 30m, 수령 550년의 '팽나무'를 발견했고, 이후 고성군이 절차를 진행해 이 나무는 올해 1월 '보호수'로 지정되었다.
 
a  경남 진주시 장재동 882번지에 있는 수령 400년 추정의 푸조나무.

경남 진주시 장재동 882번지에 있는 수령 400년 추정의 푸조나무. ⓒ 박정기

  
a  경남 진주시 장재동 882번지에 있는 수령 400년 추정의 푸조나무.

경남 진주시 장재동 882번지에 있는 수령 400년 추정의 푸조나무. ⓒ 박정기

#푸조나무 #노거수를찾는사람들 #장재동 #경상남도 #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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