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베이의 또 다른 명물인 전기 발전소다. 현재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황상호
현지인들은 원주민 학살사도 노골적으로 감추고 있다. 캘리포니아 원주민사를 다룬 블로그 자료(https://sites.google.com/site/caiaindianscollab)와 지역 뉴스에 따르면, 스페인 선교단인 샌 안토니오와 샌미구엘이 1771년과 1797년 각각 이 지역에 미션을 만들었다.
이 미션들에서만 짧은 기간 세례식 수가 각각 440건과 2400건 진행됐다. 원주민들의 세속화 이후 수천 명에 달하던 살리난 인구는 급격히 감소해 1831년 700명 이하로 줄었다. 1930년에는 살리난 원주민들이 멸종한 것으로 간주됐다. 현재 20여 명이 이 일대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의 착취는 법과 문명의 언어로 자행됐다. 유럽 정착민은 원주민을 노예화하고 1849년 골드러시 때는 사냥과 광산으로 그들을 내몰렸다. 1851년 피터 버넷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원주민이 멸종될 때까지 인종 박멸 전쟁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원주민은 이름을 스페인식으로 바꾸고 존재를 숨기며 살 수밖에 없었다.
굶주림과 폭력, 식생활 변화 등으로 원주민 인구는 계속 감소했다. 어느 날 유럽 정착민이 집에 찾아와서 정부로부터 땅을 배당받았다고 말하면 원주민은 별 힘도 못 쓰고 쫓겨나야 했다. 소명해 봐야 정부는 그들 편이 아니었다.
학교에서도 원주민 역사를 가르치지 않았다. 로저 캐슬(Roger Castle) 등이 쓴 모로베이 대중 역사서 <모로베이Morro bay>에는 원주민 역사를 찾으려야 찾을 수 없다. 멸종위기종 송골매가 모로락에서 복원될 동안 원주민의 명예와 권리는 복권되지 않았다.
모로베이에서 만날 수 있는 두 개의 온천
모로베이에서 20분가량 남쪽으로 내려오면 두 개의 온천이 나온다. 아빌라 온천(Avila Hot Springs)와 시카모어 미네랄 온천(Sycamore Mineral Springs Resort & Spa)이다.
웹페이지(www.avilahotsprings.com) 안내에 따르면 아빌라 온천은 살리난 원주민이 부상과 질병 치료를 위해 사용했다. 그러다 1907년 석유 개발을 하다 대규모 온천수가 발굴됐고 현재는 리조트화됐다. 아빌라 온천은 예약 없이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다. 성인 기준 하루 요금이 12달러다. 5000평방 미터 온수 수영장과 미끄럼틀 등이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 물놀이 하기 좋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로 한 번에 9명만 들어갈 수 있다.
우리는 방역 때문에 개인탕을 운영하고 있는 시카모어 온천 리조트(www.sycamoresprings.com)를 갔다. 시카모어 온천은 1886년 석유 개발자들이 석유를 찾다가 온천수를 발견했다.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중간 지점에 있어 두 도시를 오가는 사람들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한다. 1930년대에는 유명인들이 언론재벌인 랜돌프 허스트의 허스트 캐슬(Hearst Castle)을 가기 전 들르는 곳이었다.
허스트 캐슬은 이곳에서 북쪽으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다. 1, 2차 세계대전 후 신문업으로 대부호가 된 허스트가 지인들을 초대해 로비를 하던 대저택이다. 입장료를 내며 투어를 할 수 있다. 가짜 뉴스와 황색 저널리즘으로 쌓아올린 어마어마한 부를 목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