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분당구에서 김동규 시민기자를 만났다.
김동규
- 자기소개 간단하게 부탁드릴게요.
"저는 광주청년유니온에서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요, <오마이뉴스>에서는 작년부터 광주의 소식들을 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시민기자 김동규라고 합니다. 광주 지역에서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활동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 동규님 하면 명진고 관련 보도를 빼먹을 수 없습니다. 사실 내부비리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탄압하는 사례는 너무 많아서…. 두렵지는 않았나요.
"한국 사회의 기본적인 정서가 '너만 조용히 있으면 돼'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에 대한 반감이 저는 매우 큰 거 같아요. 그런 게 싫으니까 나는 시끄럽게 할 거야, 라는 식이죠. 사실은 두려웠던 순간이 없진 않았죠. 1억 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청구하는 서류가 와 있으니까… 근데 전반적으로 저는 압박감이나 겁이 별로 없어요. 오히려 그런 두려움을 싸움의 원동력으로 삼곤 합니다."
- 1심에서 원고인 명진고가 패소했는데, 이후 진행 상황을 알려주신다면.
"명진고가 이후 항소를 포기해서 결과가 확정됐습니다. 그 당시에 교육청에서 감사를 해보니 학생들에게 편성되어 있는 장학금 예산을 소송비용으로 사용했더라고요. 이게 문제가 되는 바람에 기사로도 나왔고요. 형사 4건, 민사 1건이 있었는데 모든 법적 분쟁에서 제가 결과적으로 이긴 것이죠."
- 기사만 읽어보면 정말 어이없는 일이 많아 보였어요. 명진고가 왜 그런 식으로 대처했다고 생각하나요.
"사립학교법이 가지는 맹점이 너무 큰 것 같아요. 당시 교육청이 스쿨미투에 연루된 명진고 교사들에 대해 해임하라고 요청을 했는데, 학교는 이사회를 열어서 '해임은 심한 것 같으니 견책으로 합시다' 이렇게 징계 수위를 낮춘 거예요. 문제가 이것 말고도 많았는데 혈연으로 구성된 이사회의 권력이 강하다 보니 실질적인 해결이 어려워요. 이런 것들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 보니, 사립학교법이 개혁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명진고 사건부터 시작해서 이제는 청년의 금융 소외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청년금융소외시대' 연재는 해보니까 어떻던가요?
"제가 지방 청년들의 경제적 현실에 대해 무지했다는 걸 깨달았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존재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달까요? 4년제 대학을 나오지 않고 살아가거나, 기본적인 정보조차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이런 사람들은 보통 정보를 주변 지인들을 통해 얻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불법 대출이나 사채에 쉽게 빠지게 되는 거죠. 이런 일이 그들 사이에 만연해 있어요. 주목받지 못하는 소외된 청년들의 진짜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연재를 통해서 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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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님에게는 '지역 청년' 혹은 '광주 청년'이라는 정체성이 꽤 각별할 것 같아요.
"광주라는 정체성이 어린 시절에는 아픔이나 소외감을 줬던 것 같아요. 광주의 지역성이 되게 독특한 것 같은데, 5.18의 영향이 강하다고 봅니다. 어릴 때는 5월만 되면 도시 전체가 뭐라 표현하기 힘든 음울한 분위기가 느껴졌어요. 처음에는 분노와 증오의 감정을 많이 느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5.18의 의미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예를 들면 광주항쟁 당시 5월 27일 전남도청을 지켰던 시민들이 가지고 있던 긍지, 죽을 줄 알면서도 거기에 있었던 이유에 대한 것들이요. 내가 없는 내일의 세상을 누군가가 더 낫게 만들 거라는 신뢰, 미래에 대한 낙관 이런 것들을 저는 그들로부터 배웠어요."
- 동규님에게 글쓰기란 어떤 의미인가요?
"활동의 일환입니다. 어릴 때부터 우리 사회가 표현의 자유를 제대로 보장하고 있지 않다고 느꼈는데, 저는 이런 부당함을 참을 수 없는 성격인 것 같아요. 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는 거죠. 존재를 걸고 싸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글을 쓴다는 건 그 수단 중에 하나에요."
"어쩔 수 없는 싸움꾼 체질... 이제는 숙명이라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