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주민들이 볏짚공예로 만든 형제붕어 머리를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김영호
충남 예산군 대흥 '의좋은형제 여름축제'가 오는 8월을 예약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열리지 않았지만, 올해는 전시를 중심으로 하는 '볏짚예술제'를 기획했다. 크기가 성인 남성과 맞먹는 대형 황새 조형물부터 볏줄기를 실처럼 얇게 꼬아 삼은 짚신까지 다양한 공예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7일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한 주민들은 의좋은형제공원 '619 대흥역' 건물 앞에 원두막과 움막을 설치한 뒤 '지문이 닳을 정도'로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몇 시간을 내리 엮고 나면 어깨와 등이 뻐근하고 손가락도 잘 펴지지 않지만 다음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씨줄날줄을 손에 쥔다.
이들의 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은 '황새부부'와 예당저수지 '형제붕어'다. 길이가 2미터도 넘는 '형 붕어'는 따로 제작한 머리를 여럿이 들고 옮겨야 할 만큼 크다. 전국에서 이만한 크기로 만든 볏짚모형은 찾아보기 어렵단다.
대형 조형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정시킬 '뼈대'가 필요하다. 웬만한 기술자 못지않은 실력을 가진 강경구씨는 철근을 용접해 실제 황새·붕어모양과 흡사할 만큼 정교하게 골조를 제작했다. 어떻게 한 거냐는 감탄 섞인 물음에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그냥 사진보고 한 거예요"라며 요즘 말로 '쿨'하게 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