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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 꽃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어린이의 표정이 해맑고 귀엽습니다
임단비
어쩌면 네덜란드 청년은 토양의 성분에 따라 처음 필 때 연한 보라색이던 것이 푸른색으로 변했다가 다시 붉은색으로 색깔을 달리하는 수국을 보면서 변심한 애인에 대한 '애정과 증오의 두 그림자'를 떠올렸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변심과 변덕이 죽 끓듯 하는 험한 세상입니다. 환경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것이 어디 수국뿐이겠습니까. 어쨌거나, 먼 이국땅에서 온 총각을 버리고 다른 남자에게 간 일본 처녀 오타키의 변심은 '유죄'일지 몰라도,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려 애쓰는 애먼 수국의 변덕은 '무죄'입니다.
아 참, 아이러니하게도 보라색 수국의 또 따른 꽃말은 '진심'이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