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압박에도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네이버 화면 캡처
투자 경험이 짧은 동학개미를 비롯해 기존의 투자자들은 모두 금리 인상을 예측하면서 각자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에 나서고 있다.
4년 전부터 투자를 계속해온 윤아영(30)씨는 "금리가 오르면 돈을 버는 은행주에 투자금을 배분할 생각"이라면서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으로 인해 금리가 오른다고 당장 주식 가격이 변할 거라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5년 넘게 주식 투자를 해온 이필선(가명, 40대)씨는 "미 연준은 지난 대선 이후부터 금리 인상 신호를 보냈다"며 "게다가 언론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거란 우려를 접해, 올 초부터 미국 주식의 포트폴리오를 IT·기술주 위주에서 생활소비재·원자재 관련 주식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투자 심리가 위축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선 보수적으로 보고 3개월 내 금리에 영향받는 종목들을 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주식 시장에 처음 진입한 동학개미들의 경우, 금리 인상에 따른 주가 변동에 일희일비 하지 않겠다는 이들이 많았다.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 오히려 추가 매수 기회로 삼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투자를 시작한 지 이제 갓 1년을 넘긴 김다이(30)씨는 "이르면 올해 10~11월에 금리가 인상되리라는 소식을 들었다. 미국 시장에서 주식을 다 빼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기업가치를 보고 '장투(장기투자의 줄임말)'를 결심했기 때문에 주가 하락이 두렵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 들어와 1년 동안 나름대로 투자 공부를 해 삼성전자나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우량주 위주 포트폴리오를 갖게 됐다"며 "그동안 -30%의 손실이 난 주식이 1년 만에 -11%까지 회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를 주식은 언젠가 오른다 교훈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금리 인상으로 주가가 하락할 경우 추가 매수할 계획이다.
김소영(가명, 30대)씨도 "국내 시가총액 10위권 이내 주식만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슈가 있을 때마다 넣었다 뺐다 하진 않을 것"이라며 "이미 장기투자로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김씨 역시 "1년 전 30만원대에 들어간 주식 하나가 20만원대까지 떨어져 마음 고생을 했는데 1년 만에 다시 원점으로 회복했다"며 "상장폐지가 되지 않는 이상 계속 갖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를 보유하고 있는 '서학개미' 이원재(25)씨도 "최근 테슬라 주가가 크게 떨어졌지만 어차피 수익권 이내인 데다 최근엔 다시 상승 흐름까지 보이고 있어 금리 인상을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송설(28)씨는 "금리 인상이 걱정돼 역대 사례들을 살펴보니 미 정부에서 '한다'고 이야기한 뒤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실제 금리 인상이 이뤄졌다"며 "하지만 유동성만으로 돌아가는 시장도 위태롭다고 생각해 최근엔 다른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이제 15~16일 이틀간 이어질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FOMC는 정례회의 후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실업률 전망치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그동안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바꿔 조기에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을 내비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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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가는 '제로 금리' 시대, 동학개미들의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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