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 국민건강보험공단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 상담사 김아율씨
김종훈
그러나 김 이사장은 재임기간 동안 문재인 정부의 핵심공약인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를 풀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국민연금공단과 근로복지공단 상담사들이 2018년과 2019년 자체 논의 후 정규직 전환을 이루는 동안 건보공단 상담사들은 건보공단 정규직 직원들의 반발 등을 이유로 직고용 논의에서 제외됐다.
이는 10일 고객센터지부 소속 조합원 970여 명이 고객센터 외주화 문제 해결 등을 촉구하며 무기한 파업을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이 지난 2월에 이어 4개월여 만에 다시 파업을 한 이유이기도 하다. 당시 고객센터지부는 직접고용 사무논의협의회에 직접 참여한다는 조건으로 쟁의를 중단했다. 하지만 5월과 6월에 열린 사무논의협의회에서 건보공단 정규직 대표가 참여를 거부하며 제대로 된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
문제는 건보공단 정규직들의 반발 움직임이 여전히 거세다는 것. 건보공단 정규직 노조는 2020년 5월 정규직 조합원 1만 3500여 명을 대상으로 '고객센터 노동자 직접고용 사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설문에 참여한 7700여 명 중 직접고용 반대 의견이 5800여 명(75%)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건보공단에 재직 중인 직원'이라면서 "왜 공정한 원칙과 절차를 무너뜨리는 것이냐, 공정한 절차와 과정을 무시한 직고용 정책의 폐지를 주장한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앞서 4일과 7일에 이어 이번 달에만 세 번째 올라온 상담사 직고용 반대 청원 게시물이다.
물론 상담사들의 입장은 다르다.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 건보공단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진행한 상담사 김아율씨는 "정규직 직원들이 정규직화의 의미를 잘못 알고 있다"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정규직 직원들이 생각하는 정규직 전환은 말 그대로 콜센터로 일하지만 공단직원처럼 대우해달라는 의미다. 하지만 상담사들이 요청하는 직고용은 개념이 다르다. 용역회사를 통해서 수수료를 떼 가며 우리에게 최저시급만 지급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개인정보를 다루는 상담사들의 위치에 걸맞게 공단 소속으로 관리해 달라는 거다. 급여를 정규직과 똑같이 달라는 게 아니다."
2006년, 건보공단이 콜센터를 설립한 이후 현재까지 규모를 확장하며 1600여 명이 넘는 상담사들이 서울과 경기, 대전, 광주, 부산, 대구 및 원주 본부 등 전국 7개 지역에 산개해 건보공단 도급업체에 소속돼 일하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내부 자료에 따르면 건보공단 콜센터 상담사들이 보험료 부과 관련 업무 15종을 비롯해 징수 관련 업무 15종, 의료 급여, 건강검진, 제증명서, 장기요양 등 1060종에 달하는 건강보험 관련 통합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건보공단 측은 "김용익 이사장이 불편한 몸으로 단식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라 시간이 지나면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까 싶다"면서 "18일 3차 사무논의협의회가 예정돼 있다. 더 지켜봐야 하지만 (김 이사장 요청대로) 정규직 노조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옥철호 정책국장은 "사무논의협의회가 열릴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상담사들의 당사자성 인정 없이는 협의회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면서 "파업 중단 역시 협의회 제안을 확인하고 조합원들의 논의를 거친 뒤 판단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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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인 김용익 이사장의 단식... 정치쇼? 노노갈등 출구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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