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시 엽서 함께 쓰다.아이들과 시 나눔엽서를 함께 쓰고 있습니다.
서경숙
첫째와 둘째 모두 같은 반응이었다. 글씨체가 예쁘지 않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나는 이 활동이 단순히 시를 써서 보내는 게 아니고 정성을 나누는 것이라며 다시 한번 권했고 그제서야 아이들은 같이 하겠다며 웃었다.
"엄마 어때? 이상해?"
"오~ 아니야, 아니야. 엄청 잘 했는데?"
아이들이 우려했던 것과 달리 결과물은 만족스러웠다. 한 장 한 장 정성스럽게 써내려가는 모습이 참 예뻐 보였다. 이렇게 작게나마 우리가 모은 엽서를 가지고 딸과 함께 복지관으로 향했다. 이날만큼은 복지관 직원이 아닌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싶었기에 오전 휴가를 쓰고 경로식당으로 출근 아닌 출근을 했다.
동아리 필사팀과 자원봉사자들의 필사 시 300여 장을 도시락 하나하나에 올려두었다. 혹 어르신들이 불편해 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글씨를 모르시는 분들은 불편할 수도 있는데 하는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