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명전진찬도1848년(헌종 14)에 순정 왕후 육순을 기념하여 베푼 진찬을 기록.
국립중앙박물관
또한, 최근 기록에 의하면 조선시대에도 서양 식사처럼 본식(本食·메인 요리)에 앞서 전식(前食, 애피타이저)이 나오는 식사 형태가 있었다는 기록도 발견되었다.
1880년대 최초의 조선 주재 미국 외교관을 지낸 조지 포크(1856~1893)의 문서에서 조선시대 말기 한식 상차림 자료를 찾았다. 조지 포크는 1884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등 조선의 3남 지방을 여행하며 당시 지방 관아 수령들로부터 접대 받은 음식의 종류, 상차림 이미지, 식사 상황 등을 자세히 기록해 문서로 남겼다.
당시 한식 상차림에서는 서양의 코스 요리처럼 예비 상차림(前食)과 본 상차림(本食)을 구별해, 시간차를 두고 음식을 제공했다. 예비 상차림에는 과일류, 계란, 떡, 면류 등 술과 함께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안주거리가 제공됐으며, 본 상차림에는 밥과 국, 김치류, 고기류, 생선류, 전, 탕 등이 제공됐다.
이러한 상차림은 조선왕실 연회의 축소판과 비슷하다. 이 기록은 서양의 코스 요리처럼 시차를 두고 음식이 나오는 식사 형태가 우리의 상차림에도 있었음을 알려주는 기록이다. 물론 이러한 코스 요리 형태가 일반 백성들 사이에 까지 널리 퍼져 있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