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서울거주 언론사 임원의 43.6%가 강남3구에 살고 있다
뉴스타파화면캡처
땅값은 미래지대에 대한 예측에 의존한다. 예측은 정보와 그에 근거한 판단에 좌우된다. 언론은 의제를 설정하고 정보에 자신의 주관적 견해를 개입시킨다. 그 견해에 의해 땅값이 요동치는 것이다. 언론 권력이 행세하기 좋은 마당이다. 예측은 팩트가 아니므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도 영향력을 발휘한다.
문제는 한국의 언론은 게임의 심판자가 아닌 당사자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 통계를 보면 주요언론사의 부동산 보유가 상당하다. 언론종사자의 부동산 보유도 일반국민보다 훨씬 윗길이다. 서울거주 언론사 임원의 43.6%가 강남3구에 살고 있다(2018년 6월 뉴스타파 보도). 종부세와 같은 토지소유자의 불이익문제를 다루는 그들의 태도는 공정할 수가 없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그런 자세는 국민들에게 가감없이 읽힌다. 젊은층뿐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불신받는다. OECD 최하위의 언론신뢰도는 무얼 말해주고 있는가?
원래 땅값은, 상승요인이 발생하면 상승요인이 파생하는 상승력보다 항상 더 큰 상승가를 보이는 한편, 하락요인이 발생해 하락하기 시작하면 실제가치보다 폭락하는 경향이 있다. '미래에 대한 예측'에 의존하므로 그 편향성이 수치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실현되지 못한 가치임에도 예측에 대한 믿음 때문에 땅값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 허수적 특성에 땅값문제의 본질이 있다. '예측과 믿음'이라는 특성 때문에 땅값은 소유자 및 거래능력자라는 소수의 판단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들의 전망이 설득력을 얻으면 그 전망이 땅값시장을 지배한다. 그들에 의해 오른 땅값은, 하락요인이 있다 하더라도 중대한 반전이 있기까지는 그들은 하락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소위 호가와 실거래가가 차이나는 이유이자, 아파트주민들의 가격담합이 성공하는 이유다. 그러므로 부동산의 예측에는 엄격함이 적용되어야 한다. 금융의 자발적 하수인이 된 언론이 시장왜곡에 의한 경제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정의에 민감한 한국인
한국인은 공동체의 보편가치를 존중하는 기질이 있다. 범상치 않은 지정학적 여건 아래 오랜 역사 속에서 공동체를 건강하게 유지 계승시켜온 우리의 본질이다.
이번 촛불정권은 그런 길을 갈 줄 알고 청년들을 위시한 웬만한 백성들은 욕망을 덮어두었는데, 요즘 졸지에 거지가 된 느낌이다. 기회의 총량은 적어지고 경쟁은 격렬해졌다. 집값은 너무 올라서, 전엔 십수년 부지런히 모으면 가능했는데 이제는 평생 모아도 어렵다. 소수의 개인이 전체 국민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 양극화가 극도로 심화되고 있다. 그걸로 자산증식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청년 세대의 분노엔 정당한 이유가 있다. 촛불정권이 정의를 실현해주리라는 기대 때문에 그 욕망을 접고 있었는데, 전혀 그럴 조짐이 없으니, 그 욕망을 접어두었던 자신이 속은 것 같고, 속은 그 자신이 어리석은 것 같아서 더욱 분노에 차 있는 것이다. 출산도 결혼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 그들에겐 헬조선이다.
토지제도에 큰 변화가 올 때가 되었다. 공자말씀이 군사와 식량과 믿음 가운데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것은 믿음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국가가 백성을 올바른 길로 인도한다는 믿음이 있어야지, 그게 무너지면 나라가 망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지금의 부동산 정책은 금융부문이 원하는 방식으로 국민을 양극화의 공범으로 몰고 가고 있다. 금융이 주인이고 백성은 대리인이다.
부동산상승을 매개로 이자를 착취하는 구조다. 그 대열에 가담하면 밀린 이자를 일거에 갚을 수 있는 지가앙등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지가앙등의 심리적 공범이 되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불신받는 이유다. 이런 욕망에 편승하는 내로남불의 정치세력도 있다. 백성을 부동산 양극화의 공범으로 몰고 가는 정책을 어떻게 계속 추구한단 말인가?
(* 하(下)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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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소비자주권행동 공동대표(2021~2022)를 거쳐 현재 언론개혁시민행진단장을 맡고 있다.
올해(2023년)2월 수원대 교수(도시계획)에서 정년퇴직하였고 현재 국토미래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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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거지 된 촛불 시민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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