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한글박물관에 영구 소장되고, 사설 한글박물관에 상설 전시되고 있는 칠곡할매글꼴로 만든 표구
칠곡군 제공
경북 칠곡군에서 성인 문해교육으로 한글을 깨친 할머니들의 손글씨로 만든 글꼴 '칠곡할매서체 5종'이 나온 건 지난해 12월이었다. 깨친 한글로 쓴 시집 세 권에 이어 자신들이 '삐뚤빼뚤' 쓴 손글씨가 서체가 되는 경이로운 체험은 그들뿐 아니라, 이를 지켜본 이들에게도 적지 않은 감동이었다(관련 기사 :
삐뚤빼뚤 칠곡할매들의 손글씨, '폰트'로 나왔다).
칠곡할매글꼴이 일상에서 쓰이기 시작했다
당초에 이 소식을 전하면서 나는 칠곡군이 이 글꼴을 군 홍보 문구 표기와 칠곡 지역 특산물 포장 등에 쓰겠다고 하였으니 이 글꼴로 쓰인 '꿀벌 참외'나 '금남 오이'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썼다. 그러나 이후 거의 반년이 지났으나 짐작한 만큼 이 글꼴이 널리 쓰이지는 못한 듯하다.
새로운 글꼴이 출시되어도 그게 쓰이는 기간은 어차피 제한적이다. 할매글꼴처럼 특수한 글꼴인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제목은 물론이고, 본문 서체로 쓰기에도 마땅치 않은 것은 이 서체가 시각적 가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사업을 수행해 온 칠곡군의 한선혁 칠곡군 평생교육 담당도 이 의견에 동의했다.
발표 직후 잠깐 몇몇 언론의 조명을 받았던 할매글꼴은 최근에 다시 언론에 불려 나오기 시작했다. 칠곡군에서 왜관 읍내 주요 거리에 내건 펼침막에 이 글꼴이 쓰였고, 읍내 통닭집과 분식집에서 포장지에 이 글꼴을 써 고객들의 호응이 이어지면서다. 백선기 칠곡군수도 할매들의 다섯 종 글꼴로 인쇄한 명함을 쓰며 글꼴 홍보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