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아이엠스테르담(Iamsterdam)' 상징물.
김지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마약, 성매매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시민과 관광객, 기업을 긍정적으로 묶어낼 수 있는 지속가능한 슬로건과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2002년 도시브랜드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2004년 'I amsterdam'을 발표하고 시민과 함께 하는 마케팅 전략을 진행했다. 암스테르담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관합동기구인 'Partners of Amsterdam'을 설치하고, 6개 지표를 통해 암스테르담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등 도시브랜드의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일본 도쿄 인근의 항구도시인 요코하마는 19세기 중엽 미국에 의해 개항돼 상·공업 중심지로 발전한 도시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무역과 공업 중심지로서 신도시와 고속도로 건설 등 고도 성장기를 거쳤다. 그러나 1990년대 말 경제 침체로 요코하마는 재정 위기에 봉착했다.
이에 요코하마는 낡고 쇠퇴한 도시 이미지를 벗고 국제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21세기 미래 항구도시라는 뜻의 '미나토 미라이 21(MM21)' 사업을 벌이며 도시의 하드웨어를 재건했다. 이와 더불어 '창조도시 요코하마(Creative City Yokohama)'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문화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 지역 자원을 개발하는 등 소프트웨어도 동시에 업그레이드해나갔다.
2009년 개항 150주년을 맞이한 요코하마는 'Imagine Yokohama' 캠페인을 통해 도시브랜딩 활동을 외부적인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만 삼지 않고, 시민들과 함께 도시의 미래상을 구상하고 토론하는 장으로 활용했다. 그 결과, 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라는 시민의 관심과 공감대를 끌어냈다.
브랜드의 가치는 가격이 아닌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결정된다.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고, 소비자가 그 가치에 공감하면서 구매로 이어진다. 다른 사람에게 그 브랜드를 소개하고 구매를 추천하는 등 브랜드 애착이 형성되면 그 브랜드는 더 강한 힘을 갖게 된다. 브랜드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은 도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모든 도시는 그 도시만의 차별성이 있다. 그 차별성이 다른 도시에 비해 경쟁력을 갖고 진정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가치를 만들게 되면 도시는 차별적 가치를 통해 관광객이 찾는 도시, 투자 가치가 높은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다.
이러한 가치는 거주민의 도시에 대한 만족도와 자긍심을 불러일으키고,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이를 지표화한 것 가운데 하나가 '세계도시 경쟁력지수(GPCI Global Power City Index)'다. 일본 모리기념재단의 도시전략연구소가 세계 주요도시 40여 곳을 대상으로 경제, 연구개발(R&D), 문화, 교류, 주거, 환경, 교통접근성 등 6개 분야 26개 지표를 평가해 순위를 매긴 것이다.
미국계 글로벌 컨설팅 기업 A.T. Kearney사가 전 세계 150개 도시를 대상으로 기업활동, 인적자본, 정보교류, 문화체험, 정치적 참여 등 5개 분야 29개 지표를 바탕으로 도시의 경쟁력 수준을 비교한 '글로벌 도시지수(GCI Global Cities Index)'도 있다. 기업과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 브랜드 파워 및 평판을 지표화한 것과 비슷하다.
도시브랜드는 그 도시의 경쟁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