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대자보2021년 4월 12일 발표된 한국노총 성명서
배성민
신라대는 민주노총에게는 학교 경영이 어려워서 전원 해고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하고 한국노총에게는 학교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부르겠다고 말했다.
"학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들끼리 싸우길 원했을 거예요. 왜냐면 둘이 앙숙이고 서로 보기만 해도 헐뜯을 거라는 걸 자기들도 아니깐요. 하지만 우리 목표는 한국노총과 싸우는 게 아니잖아요. 그들도 투쟁하라고 해요. 차라리 뒤에서 총장과 이야기 하는 것보다 같이 싸우면서 학교에 전원해고 철회와 직접고용 요구하는 게 낫지요." - 민주노총 조합원
신라대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어느 편을 들기 어렵다고 말한다.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정할 수 없고 서로 간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2021년은 2014년과 달리 한국노총, 민주노총 두 노조의 갈등 없이 전원 해고 철회를 위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신라대 청소노동자는 직접고용 쟁취할 수 있을까?
2021년 신라대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쟁취 투쟁도 쉽지 않다. 주0000 업체 폐업으로 새로 들어온 W0000는 신라대 청소노동자 용역을 2015년부터 맡았다. W0000는 민주노총 부산일반노조 타 대학 용역을 맡고 있었고 노조와 문제 없는 업체로 유명해 노조가 추천한 업체였다. 실제로 2015년과 2021년 사이 노사분규가 없을 정도로 친노조적인 업체였다.
하지만 2021년 집단해고 투쟁 과정 속에서 W0000 또한 용역업체의 한계를 보여줬다. 학교는 용역업체를 통해 다시 간접고용을 통한 복직 전략을 짜고 있는 증거가 W0000 업체 사장 양심 고백을 통해 드러났다.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이다 보니 00팀장의 용역 제안에 약간 흔들렸습니다 여사님들 석 달 동안 투쟁을 이어오고 계시는 궁극의 목표가 직고용이었는데 달콤한 유혹에 잠깐 흔들렸습니다. 오늘 학교에 올라간 이유도 000팀장 만나서 우리는 용역계약 안 한다는 말을 전하러 갔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두 번 다시 신라대 일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우리 여사님들 고생하시는데 회사에 대한 실망감을 안겨드려 죄송합니다." - W0000 업체 사장
W0000 업체는 2021년 해고 직전까지 조합원들과 우호적인 관계였고 투쟁 중에도 필요한 물품을 후원할 정도로 투쟁을 지원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간접고용으로 복직시키기 위해 W0000 업체가 나섰다는 사실을 알게 된 조합원들은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
"지난 6년간 문제 없이 지냈던 업체도 용역 업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걸 이번에 알았습니다. 학교 측의 달콤한 유혹에 자본을 움직이는 용역 사장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건 현실이죠. 이번에는 절대 용역을 통한 간접고용 안 됩니다. 직고용 쟁취해서 학교와 용역업체가 청소노동자를 함부로 대하는 일 없도록 해야 합니다." - 민주노총 조합원
신라대 직접고용 쟁취를 위한 길은 험난하다. 하지만 W0000 업체 사장 양심고백 이후 학교에서는 직접고용에 대해 본격적인 고민을 시작하였다.
학교는 노조의 요구에 대해 해고 철회에 대한 내용은 합의를 모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직접고용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만 재고용 방식에 대해서는 각 노총과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신라대 청소노동자 투쟁은 직접고용 쟁취로 결론이 날 수 있을까? 6월 2일이면 농성 100일이 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