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쓰는 감사 편지생전 처음으로 색종이로 카네이션을 접고 색연필로 글씨를 쓰고 팔십 평생 처음 편지를 쓰고 계시다.
김정연
이런 반응들이 많아서 진행하는 내내 힘들다고 호소하는 말이 대부분이었다. 어느덧 활동이 중반을 넘어갈 때쯤, 어르신을 만난 후 선생님들이 전해주는 이야기에 가슴이 찡했다.
나이가 들어 나에게 스스로 아주 잘 살았다고 고생했다고 한마디 해 주지 못하고 자식 걱정만 하다가, 세월이 흘러 어느 날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보니 이마에 깊게 팬 주름이 흘러간 세월을 말해주는 것 같다고 했다.
아빠로, 엄마로, 남편으로, 아내로, 자식으로 살아오는 동안 나를 돌아볼 여유 없이, 오로지 자식을 위해, 배우자를 위해, 부모님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만 조마조마하며 살아낸 세월이었다고 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나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 전하고 싶은 얘기를 해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편지지와 색종이를 챙겨 카드를 만들고 편지를 쓰기로 했다. 편지를 써야 한다는 말을 들은 어르신은 "내 평생 80이 넘게 살아오면서 편지는 처음 써보는 디,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네"라며 시작도 하지 못했다.
먼저 색종이를 접고, 오려서 카네이션을 만들고 색지를 접어 카드를 만들면서 당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다음부터는 어려움도 잠시 잊고 글을 써 내려가 당신 스스로 살아온 날들에 대해 감사편지를 썼다.